공동체 내부시장과 공동체 외부시장은 분리되어 있다. 공동체 외부인은 공동체에서 시중화폐, 즉 원화나 달러를 가지고 직접 공동체의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이라고 해도 그 거래는 오로지 카드만으로 이루어지는 전자거래이기 때문에 사실상 온라인 거래나 다름이 없다. 따라서 공동체 당국은 공동체 시장의 모든 거래를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이 상황에서 다시 미선씨네 삼겹살 집을 방문해 본다.
미선씨의 손익분기점을 삼겹살 고객 100인분/1일이라고 가정한다. 삼겹살 1인분 가격은 10리치이다. 리치와 달러화의 환율은 현재 1대1이다. 따라서 공동체 외부에서의 일반적인 동일 품질의 삼겹살 가격 역시 10달러이다. 현재 미선씨는 매일 100 * 10 = 1,000 리치의 매출을 올리며 일년 동안에는 365,000 리치의 매출을 올린다.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4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매출은 공동체 구성원이 10,000명인 경우 그 중 한사람이 평균적으로 100일에 한번, 그것도 1인분만 사먹는 정도이다. 따라서 극히 보수적인 책정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매출액 규모는 미선씨에게 삼겹살 독점권을 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보장되는 규모이다. 리치화를 받고 삼겹살을 파는 곳은 미선씨네 가게 밖에는 없으므로 리치화 삼겹살 수요는 미선씨가 독점하게 된다. 여기에 리치화의 강제회전까지 부과되어 있으므로 공동체 당국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미선씨 가게의 매출을 원화 표시로 4억이 아니라 그 열배까지도 상승시킬 수 있다.
여기서 미선씨네 가게의 매출원가 항목을 본다. 매출원가는 재료비와 인건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료비 5리치/1인분(1일 총 500리치)
인건비 5리치/1인분(1일 총 500리치)
라고 가정한다. 그렇다면 미선씨네 가게는 이제 손익분기점에 올라섰다. 1일 매출액이 1,000리치이고 그 원가가 1,000리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더 이상의 매출에 대한 매출원가는 점점 감소하게 된다.
이에 달러화 표시로 8달러에 삼겹살을 판매하기로 한다. 즉 리치화로 사먹으면 1인분에 10리치인데 달러화로 사먹으면 8달러인 것이다. 이러한 특혜는 - 덤핑이론에 입각하여 - 외부인에게만 준다. 공동체 구성원은 자신의 리치화를 달러화로 환전하여 삼겹살을 사먹을 수 없으며 만약 그렇게 하더라도 카드결제시 삑사리가 난다.
장사를 해 본 분들이면 금새 실감하겠지만 동일한 품질의 삼겹살이 일반 시중가격보다 20% 저렴하게 되면 그것으로서 게임은 끝난다. 샤넬이나 벤츠와 같은 명품과는 달리 경제학적으로 삼겹살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거의 무한한 품목이다. 엄청난 외부 손님들이 미선씨네 삽겹살 집에 쇄도하게 되고 이에 홍보만 잘하면 논현동의 거의 모든 삼겹살집들은 문을 닫아야 할 정도가 된다.
이제 미선씨네 가게는 공동체 구성원들에 대하여 기존 가격인 10리치/1인분에 매일 100인분을 그리고 공동체 외부인들에게 8달러/1인분에 매일 400인분을 팔게 되었다. 그리하여 총 500인분을 팔게 되었으며 총매출액은 리치화 매출이 1,000리치, 달러화 매출이 3,200달러가 된다. 이에 매출원가는
재료비 4리치/1인분(1일 총 2,000리치)
인건비 4리치/1인분(1일 총 2,000리치)
가 되었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리치화 단일 표시로 환산하면 1일 매출액은 4,200리치이고 그 매출원가는 4,000리치이다. 미선씨 가게는 가격차별을 하기 이전에 비하여 200리치/1일 의 이윤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공동체는 3,200달러/1일 의 외화획득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국제경제학의 일반적인 덤핑이론을 공동체에 적용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또한 박정희와 구로공단 언니들이 합작하여 우리나라 경제를 지금 이 수준까지 올려 놓을 수 있었던 그 방법에 대한 요약설명이기도 하다.
미선씨가 벌어들인 외화는 미선씨나 그 직원들의 호주머니가 아니라 공동체 당국의 금고에 쌓여있게 된다. 그리고 그 액수에 해당하는 만큼의 리치화가 신규로 발행되어 미선씨를 비롯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고 이 증가한 통화가 강제회전되면서 공동체의 총수요는 폭발하게 된다. 이 경우 공동체 당국은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에 이르기까지 총수요를 진정시켜야 한다. 경제학 이론상의 소위 불태화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이에 공동체 당국 금고에 쌓여있는 달러화 액수에 상당하는 규모의 공동체부채를 발행하여 공동체 내부의 리치화를 공동체 채권시장을 통하여 흡수한다.
이 경우 발생하는 공동체부채는 미국, 일본, 한국 등의 국가부채처럼 숫자만으로 이루어진 허공의 융통부채가 아니라 공동체 금고에 예치되어 있는 달러화를 담보로 발행된 진성부채인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의 공동체부채는 건전부채이다. 아무리 발행해도 재정절벽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로써 공동체는 리치화의 직접적 저축을 금지시키면서도 공동체 구성원들의 축적욕을 만족시켜 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공동체 구성원의 축적욕 만족을 덤핑기법의 도입에 결부시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결부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이미 앞서의 글인 '화폐에너지 활용 방법 - 사례1'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미선씨네 가게에 삼겹살 매출의 독점권만 부여하면 미선씨는 그 보장된 매출액을 바탕으로 매장 규모를 넓혀 나갈 수 있게 되고 따라서 굳이 공동체 내외간 가격차별을 할 필요는 없어진다. 즉 공동체 당국은 덤핑을 조장하지 않더라도 이상과 같은 공동체 차원의 충분한 외화벌이와 구성원 개인적인 축적욕 만족을 시켜 줄 수 있다.
그럼에도 필자가 덤핑을 언급한 이유는 공동체의 초기론칭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1만명 정도로 성숙한 상황에서는 굳이 욕들어 먹으면서 덤핑을 시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초기 공동체의 경우, 특히 1,000명 이하의 공동체의 경우에는 덤핑을 통하여 더욱 강력한 외화벌이가 가능해지며 이로써 공동체의 초기 외환수급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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