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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평초
글쓴이 retelf 등록일 14-05-04 07:35
바둑을 10급 두는 사람에게는 5급 두는 사람이나 1급의 바둑이나 다 똑같이 우러러 보인다. 하지만 프로기사는 5급과 1급 그리고 10급의 차이를 정확히 평가한다. 학문 역시 마찬가지이다. 학문에도 레벨 차이가 있다. 인문사회과학에 관하여 논하자면 가장 발달된 학문 분야는 법학과 철학이다. 프로 3단 정도? 그 다음 회계학이 아마츄어 1~2급 정도 된다. 정치학이나 그 외 일반적인 다른 학문에 관해서는 필자가 전공을 해보지 않았으므로 대략 평가하면 4급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은 미시와 국제경제학이 4급 정도 그리고 거시는 6급 정도다.
 
지금까지의 평가 내지 서열은 학문 그 자체에 대한 평가이며 그것을 전공한 사람의 수준 평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마누라에게도 쥐어사는 필자같은 사람이 법을 전공했다고 해서 필자가 무척이나 똑똑한 사람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단지 학문 중, 그것도 사회과학에 관한 한 법학이 가장 깊이가 있고 특히 현실을 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아직까지 사회과학 중 현실통제력을 가진 학문은 법학과 회계학 두 분과 외에는 없다.
 
경제학의 역사는 200년이다. 따라서 2000년의 역사를 가진 법학과는 그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경제학은 아직은 일천한 학문이며 현실 통제력이 없음은 작금의 현실이 이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경제학을 철밥통 경제학자들에게 그대로 맡겨 놓으면 경제학은 조만간 정치학처럼 형이상학으로 달려가 버릴 것이다. 현실과는 완전히 유리된 학문적 유희에 그치게 된다. 마르크스 이후 대부분의 좌파 지식인들의 경제학 역시 그러한 현학적 형이상학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문학, 그 중에서도 수필일 뿐이다. 그 제목은 부평초의 나날들이다.
 
법학 수준은 아니지만 필자는 적어도 현실 통제력을 발휘하는 경제이론을 - 아마도 - 경제학 사상 최초로 소개한 듯 싶다. 그 방법론은 회계학에서 빌려왔다. 법학과 마찬가지로 회계학 역시 추호의 오차도 용인하지 않는 학문이다. 그리하여 이로부터 현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나오게 된다. 법학과 회계학은 사회과학 속의 자연과학이라 할 수 있다.
 
기본소득과 같은 단순한 아이디어 펀치 한방만 맞고서도 휘청거리는 것이 경제학이다. 따라서 기존의 경제학은 버려야 한다. 특히 주류경제학은 그 모든 것을 버려야 하며 비주류경제학 역시 마르크스의 이데아 사상 외에는 모두 갖다 버려야 한다. 더 이상 벌거벗은 임금님을 향해 찬탄을 보내지 말고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을 되찾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호주머니에 가치있는 것을 채우려면 이미 그 안에 가득찬 쓰레기들을 먼저 버려야 한다. 거대한 희소성의 이론체계를 버리고 풍요성의 원칙을 도입하여 완전히 새로운 경제학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큰 장애가 바로 철밥통이다. 주류던 비주류던 그 동안 자신을 먹여살려왔던 그 부평초 지식들을 다 갖다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류, 비주류경제학자들은 그 부평초로 멋진 투명 망토를 만들어 입고 대중 앞에 등장한다. 이로써 바둑으로 치면 18급 일반인들의 박수를 받는다. 심지어 노벨상까지 받아간다. 그런데 박수치던 세모녀가 자살한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과적을 하다가 세월호가 침몰한다. 요지경 세상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이 세상에 가장 큰 죄악을 행하는 자가 기존 주류경제학이라는 철밥통을 끌어안고 이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경제학자들이다. 아마 그들은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좌파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주류경제학에 대한 감정적 대응이 아니다. 도둑을 잡는 것만으로 이 세상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단 먹을 것이 많아지면 도둑은 자연히 소멸하게 된다. 사실 필자의 눈으로 보면 주류나 비주류나 다들 그놈이 그놈처럼 보인다. 진흙탕 속에서 서로 붙잡고 뒹굴고 있다. 그것은 이 세상의 평화가 아니라 철밥통을 가운데 놓고 벌이는 이전투구일 뿐이다.
 
제대로 된 학문적 기초 없이 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적어도 이 세상이 왜 이렇게 잘못되었는지 그 원인만큼은 정확히 보고 있어야 한다. 하기사 그것을 본 이후라면 올바른 처방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된다. 원인을 아는 것과 치유책의 발견과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기본소득이라는 뒷면의 앞쪽에는 충분한 원인이 보이지 않는다. 즉 기본소득은 원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단순한 아이디어이며 따라서 정체불명의 처방책이다. 그리고 이것으로써 이 세상을 실험장으로 만들어 테스트를 한 번 해보려는 발상이다. 필자가 한번 물어본다. 결과가 좋으면 괜챦겠지만 만약 결과가 기대에 못미치거나 아니면 재앙이 뒤따르게 된다면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스탬프머니 역시 기발한 발상이었지만 막상 실시를 해 보니 - 처음에는 그럴듯 했지만 - 결국에는 영 신통치 않았다. 그나마 스탬프머니는 소규모 지역 사회에서 실시되었기 때문에 전국적인 혼란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그런데 기본소득은 그러한 시뮬레이션 없이 처음부터 전국적인 실시를 전제로 한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그 결과가 바람직하다는 보증이 있어야 하는데 그 보증이 무엇인가? 필자는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필자부터 이렇게 묻고 있다.
 
적어도 양식있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소득은 시뮬레이션을 충분히 거쳐서 실시하여야 한다. 30만원의 기본소득만으로도 이 세상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 변화는 아마 불가역적인 변화일 것이다. 다시 예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거나 되돌리더라도 이미 흘린 피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기본소득 진영에서 시뮬레이션에 관한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만약 있다면 이 글에 댓글을 달아 주시기 바란다).
 
정녕 프로는 일을 과감히 추진할 줄도 알지만 또한 그 신중함 역시 남다르다. 그런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기본소득 운동은 소극적이면서도 경솔하다. 즉 그 추진력은 미약하면서도 동시에 그 뒷감당에 관해서는 나몰라라다. 그 결과 성사가 되기도 힘들고 성사되더라도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재미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츄어들의 소꿉장난이다.
 
이 세상은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난 백년간 인류는 충분히 생체실험을 했다.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회주의 혁명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그로 인하여 흘린 피는 세모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세모녀나 세월호에는 그토록 집착을 보이면서 혁명의 실패로 인한 인류적인 참극에는 무덤덤한 것이 지금 이곳 기본소득 사이트의 분위기이다.
 
기본소득은 적어도 최소한의 이론적 기반은 가지고서 추진되어야 한다. 지금의 기본소득 운동은 부평초 지식의 토대 위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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