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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제학의 타겟
글쓴이 retelf 등록일 14-03-31 06:50
주류경제학과 정치경제학, 즉 비주류경제학이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구매력 퇴장이다. 전통적인 고전파 경제학이나 최근의 신자유주의는 구매력 퇴장은 조만간 다시 자동적으로 구매력 유입 내지 구매력 조정에 의하여 보충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가만 놓아 두더라도 일시적인 구매력 애로가 발생할 수는 있을 망정  장기적으로는 최적 자원배분과 최적생산을 이룩하게 된다고 믿고 있다. 반면 정치경제학에서는 자본주의는 일방통행적인 구매력 퇴장만 야기할 뿐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나중에는 단 한사람의 자본가와 단 한사람의 노동자만 남게 된다. 이 지점이 지난 100년간의 경제사상사적 대립의 진원지였다. 자원배분의 효율성 문제나 분배의 불평등 문제는 실은 지엽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학은 이 문제 하나를 푸는 것으로 그 사명을 다한다. 유능한 자는 문제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그 수원지를 찾아내려고 하는 반면 무능한 자는 지류로 타고 내려가 온갖 지엽말단적인 궁상만 떤다. 이 와중에서 미적분, 행렬, 벡터 등 지적인 각종 화장품이 동원된다. 물론 문제의 근원지를 파악하고 그곳에 깃발을 꽃은 후에는 아래로 타고 내려와도 좋다. 미시의 한계이론에 입각한 가격결정이론이나 국제경제학의 헥셔-올린의 바탕 위에서의 각종 무역이론의 전개가 그러하다. 하지만 일반거시경제학은 아직 그러한 깃발이 수원지에 꽂혀 있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온갖 세부이론을 만들어 내 보아야 그것은 잡동사니 지식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반복하지만 경제학은 구매력 퇴장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의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것으로 그 사명이 끝난다. 그래서 필자는 마르크스를 거시경제학의 효시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거시경제학이 지금 이모양이 된 것은 본래 정치경제학의 영역에 주류경제학자들이 치고 들어와 박힌 돌을 파내고 거기에 자신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돌을 심어버린 데서 기인한다. 그리하여 지난 100년간 구매력의 퇴장은 보이지 않는 손의 장막에 가려 그 문제가 은폐되었다. 그 결과가 세모녀의 자살이다.
 
아담스미스가 이 세상에 끼친 가장 큰 죄악이 바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성서적 원리였다. 아담스미스 시절에는 모든 것이 신의 섭리이고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법 그럴듯한 어떤 현상을 발견하면 이것 역시 신의 섭리일 것이고 따라서 궁극적인 완벽함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쉽게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가격이다. 가격은 신의 손으로 승화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아담스미스는 생각했다.
 
이제 가격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특히나 기술발전으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극단적인 상승은 아무리 가격이 발버둥을 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이는 이미 화폐를 넘어선 실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업은 필연이며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실업이다.
 
노동생산성이 아직 인류의 소비 처리 능력에 미치지 못한 시절에서는 가격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할 수도 있었다. 구매력이 퇴장하는 것에 비례하여 가격이 하락하면 구매력은 여전히 총생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게 되며 이것이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생각이었다. 고전파의 시대에는 신의 섭리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해서 재판도 신을 이용해서 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훔쳤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를 찾기가 힘들면 그 사람 다리에 돌을 매달아 물속에 빠트려 보기도 했다. 만약 죄가 있다면 신은 그를 죽게 내버려둘 것이며 죄가 없다면 신은 보이지 않는 손톱으로 마땅히 그의 발에 묶인 밧줄을 풀어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렬한 신에 대한 믿음이 가격에 대해서까지 전이되었으며 그래서 가격에는 보이지 않는(invisible) 손이라는 종교적 냄새가 물씬 나는 극존칭이 붙여졌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자비로운 신의 손이므로 경제 내의 구매력이 퇴장하면 다시 그만큼 이를 보충하는 구매력이 유입되거나 아니면 가격이 하락하여 전체적인 구매력 수준은 예전의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고전파 경제학자들의 편리한 생각이었다. 이처럼 고전파 경제학은 실은 고전파 종교학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미신을 타파한 자가 바로 마르크스이다. 마르크스는 사회의 총구매력과 총생산물 가격이 반드시 일치하기는 커녕 오히려 반드시 불일치한다는 이론체계를 세웠다. 물론 그 이론체계는 마르크스 스스로 명명하였던 '과학적'이 아니라 '공상적'이었다. 마르크스는 당시에 태동하기 시작한 한계혁명을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마르크스가 한계이론을 그의 이론체계에 도입하였더라면 그의 이론은 '과학적'이 되었을 것이고 그 결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이미 천국에 도달해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쨌든 마르크스의 이론체계는 공상적이었으나 그 결과는 옳았다. 퇴장된 구매력은 스스로 되돌아오지 않았다.
 
퇴장된 구매력이 스스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론 여하를 떠나 현실의 문제, 즉 실존의 문제이다. 본질에 선행하는 실존인 것이다. 이를 이론으로 설명하려고 하여서는 아니된다. 하지만 고전파 경제학자와 작금의 신자유주의자들은 여전히 이를 이론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스스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는 구매력이라는 본질을 미리 정해 놓고 그것이 되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를 찾는 형태의 연구를 하고 있다.
 
구매력은 기약 없이 떠났다. 따라서 가만히 앉아서 되돌아 오기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하여 잊지 않고 성춘향을 찾아오는 것은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금의 주류경제학은 아직도 춘향전을 믿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변명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 그들이 쓴 경제학 교과서 한복판의 IS-LM이 그 증거다.
 
비주류경제학자와 그 실천가들 역시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목적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왜 투쟁하는 지 그 투쟁의 타겟을 정확히 겨누어야 한다. 그 궁극적인 타겟은 부패의 척결도 아니고 불로소득의 회수도 아니고 정권의 타도도 아니고 기본소득의 쟁취마저도 넘어선다. 그 타겟은 실업의 해소와 세모녀의 해외여행이다. 이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은 구매력의 강제 송환이다. 이것이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 비주류 사람들이 하는 모습들을 보면 학자들은 탁상머리에서 지적 자위행위를 하고 있고 운동가들이 거리에서 육체적 자위행위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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