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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폐를 다루는 방법
글쓴이 retelf 등록일 14-03-29 09:22
화폐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이 화폐에 휘둘린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조작하는 대로 화폐가 순종하지 않고 화폐가 춤을 추는 대로 인간이 휩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화폐라는 원숭이를 잡아다가 그 코를 꿰어서 고삐를 채울 수만 있다면 그때부터는 자유자재로 원숭이를 조종할 수 있다. 왼쪽으로 당기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잡아 끌면 두말없이 오른쪽으로 끌려오게 된다. 좀 더 훈련을 시키면 마치 돌고래 쇼와 같은 세련된 퍼포먼스까지 가능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미조정(fine tuning)인 것이다. 그 이후의 경제는 부족의 문제가 아닌 풍족의 문제로 시달리게 될 것이다. 조만간 인간의 수명이 2백년을 돌파하게 될 것이고 성인병의 차원을 넘어 온갖 불사병이 창궐하게 될 것이다. 인류는 이제 경제의 시대를 넘어 또 다른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화폐에서 시작된 문제는 화폐로 돌아가 풀어야 한다. 이를 기피하면 안된다. 이 사이트 자료실 메뉴로 들어가 보면 2014.2.23에 기본소득 공동행동 행사 속기록이 있다. 그곳에 보면 김종철 선생님께서 지역화폐에 관하여 하신 이야기가 있다.
 
"지역통화는 이제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 자랑을 늘어놓아 죄송하지만, 한국에서 지역화폐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한 게 녹색평론입니다. 알고계시기 바랍니다.(웃음) 지역통화라는 개념을 발견하고 이거 하나만 있으면 이 세상에 난제들을 해결하는 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한 달 동안 흥분상태에 있었어요. 이것만 알면 모두가 찬성하고 세상이 바뀔 거라고 흥분상태에 있었는데, 제가 어리석었죠. 이 화폐라는 게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위험한 화약고라는 사실을 모르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외환위기 사태가 닥쳐서 실업자가 많이 발생했죠. 그때 일시적이지만 전국적으로 지역통화 운동하는 각종 다양한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어요.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심지어는 행정쪽에서도, 예를 들어 송파구인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서울시에서도 지역화폐를 발행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들렸는데 경제사정이 호전되면서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어요."
 
지역화폐 내지 사설화폐 내지 공동체화폐 - 이 세가지는 근본적으로 본질이 같다 - 를 다루기 힘들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술적인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이론적 무지의 문제이다.
 
일단 기술적인 문제를 보자면 지금처럼 화폐거래가 전산화되지 않던 시대에는 그 화폐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 그래서 화폐가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제 몫을 하고 있는 지 아니면 수전노의 금고 속에서 잠만 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게젤(실비오 게젤)은 스탬프머니라는 것을 착안했는데 이것이 바로 체계적인 지역화폐 이론의 효시였다. 스탬프머니는 발행연월일이 기재된 지폐를 일주일마다 그 액면가치를 0.1%씩 떨어뜨리는 단순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다. 만약 그 가치를 유지하고 싶으면 지역화폐 당국에 그 액수에 해당하는 돈을 내고 스탬프를 찍어 화폐의 생일을 새로 고쳐 젊어지도록 하면 된다.
 
그런데 지폐 한 장마다 이런 형태로 도장을 찍게 해서는 화폐의 생일잔치 하느라 볼 일 다 보게 된다. 그리고 물건 값을 치룰 때 지폐 한장 한장의 발행연월일을 확인해서 감가액을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동전은 애당초부터 스탬프를 찍을 수 없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화폐가 대량으로 발행되고 거래되는 시대에 있어서 적용되기는 곤란하다.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게젤의 스탬프머니가 근본적으로 지닌 한계는 그 사상이 시장구분의 개념이 빠진 상태에서의 화폐의 강제회전 사상이라는 점에 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모든 돈이 전자화폐가 되어 컴퓨터가 화폐 생일잔치를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하더라도 화폐는 여전히 도망갈 곳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 곳이 바로 주식, 부동산, 사채 그 외 각종 파생금융 자산시장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현실에서 전세계적으로 검증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이 그것이다.
 
인플레율이 수신이자율을 넘는 시기에는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된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라는 슈퍼컴퓨터는 모든 화폐에 대하여 시시각각 감가를 일으키게 된다. 그리하여 완벽한 모습으로 스탬프머니 제도가 실시되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기대하던 천국이 오는 것이 아니라 돈이 모두 투기시장으로 빠져 나가 그곳에서만 통제 불가능한 속도록 돌아가게 된다. 그 결과 주식, 부동산 등의 투기상품 가격은 날로 상승하게 되고 복부인들은 생리대 갈아 채울 시간도 없이 떳다방을 전전하게 된다. 반면 실물시장에서는 돈 구경하기가 힘들어진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자금을 구하기 힘들어지고 대기업들마저 투기시장에 뛰어들어 부동산이나 증권 투자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또한 자금을 그곳에 틀어 붓게 된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1980년대 투기과열을 막기 위해 비영업용 자산취득에 대한 중과세 등 필사적인 노력을 하였으나 마이너스 실질이자율이라는 쓰나미 앞에서는 결국 역부족이었다. 게젤이 기대하였던 천국이 아니라 그 정반대의 지옥이 실물시장을 덮치게 되었다.
 
이 문제의 근원은 시장구분 없이 마이너스 이자율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돈이 실물시장 바깥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고 마이너스 이자율 상황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마이너스 이자율 정책을 실시하게 되면 우리의 기대대로 천국이 도래하게 된다.
 
김종철 선생님은 화폐라는 게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위험한 화약고라고 하셨지만 화폐는 이미 화약이고 현재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폭발 중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이미 터졌는데 핵이 건드리면 건드릴 수록 위험하다고 하여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전세계 바다가 모두 방사능 오염이 된다. 따라서 건드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강력하게 붙잡아 매야 한다. 지금 경제의 바다는 화폐라는 핵으로 인한 오염이 이미 정상수치를 넘어선 상태이다. 이 때 그것이 핵원자로 안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외부세계 즉 자산시장과의 경계벽을 튼튼히 쌓고 탄소봉으로 정밀한 제어를 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 매몰찬 세상을 훈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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