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jtbc 9시 뉴스를 보고 있는데... 그냥 뭐 정몽준 - 박원순 토론으로 바로 연결되더만.
난 원래 토론 같은거 잘 안 본다.
제일 기억나는게 김대중 선생 대선토론이었는데... 그때 천안의 친구네 어디 버섯재배 하는 곳, 온돌방에서 들었었다. 친구들 끼리 모여서 들었는데 듣다 듣다 하도 열 받아서 방송사에 전화하고 난리치다 술 퍼마시고 잤는데 다음날 구들장 태워먹어 친구 아버지한테 꾸중 싫컷 맞고 도망친 기억이 난다.
이후 토론 같은거 잘 안 듣지... 하도 답답해서. 물론 재작년 대선 토론도 2회까지는 들었지만...
암튼 오랜만에 들은 것 같다.
음...
정몽준이 완전 바보인줄 알았더니 어제 보니까 생각보단 잘 하대. 내 개인적으로 점수로 매겨준다면... 한...
90점?
응? 박원순의 점수? 아니, 박원순을 100점 놨을 때 정몽준이 그렇다고.
그래도야 그 정도면 어젠 정몽준이 되게 잘 한거야. 최소한 전에 박근혜보다는 백배 낫더라.
정몽준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잘 했냐?
실은 어제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자료를 가지고 있더만.
그렇니까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자료는 전혀 다른걸 가지고 둘이서 이야기를 하는거야. 각자 자신의 자료를 가지고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하니까... 이거 뭐 누가 꿀리고 자시고가 없지.
물론 손석희가 그걸 캐취를 했어. 그리고 양자로부터 자료를 받아서 따로 취재를 해서... 누구 자료가 옳은 것인지를 보도하겠다고 했다.
근데...
실은 이런게 있다.
내가 가끔 쿨(Cool) 이미지, 핫(Hot) 이미지 그러는데... 이건 옛날 닉슨 - 케네디 TV 토론회 연구에서 나온 단어이다.
그때 닉슨이 말은 훨씬 잘 했거덩. 그래서 라디오로 들은 사람들은 닉슨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근데 TV 로 본 사람들은... 케네디의 그 멋진 모습에... 케네디를 지지했다고 한다.
닉슨을 Hot 이미지라고 하고 케네디를 Cool 이미지라고 한다. Hot 이미지는 한개의 감각(청각 - 라디오)에 유리한 이미지고... Cool 이미지는 다중의 감각(청각 + 시각 - TV)에 유리한 이미지다.
어제 토론회도 TV 토론회였으니까... 누가 더 Cool 이미지냐에 승패가 난다. 나중에 누구 자료가 옳으냐 그르냐는 실은 크게 중요치 않거덩. 더구나 내일이 바로 투표쟎아?
어제 TV에서 보여준 이미지에서 승부가 나는건데... 정몽준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건 좋았는데 좀 지나쳤어. 반면 박원순은 뭔가 좀 너그럽고 여유롭다고 할까?
뭐 정몽준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정몽준이가 잘 했다 할거고 박원순 지지하는 사람들은 또 마찬가지로 박원순이가 잘 했다 할건데... 그냥 그렇게 특별히 어느 한쪽 지지하는 않는 사람이 보기론... 약간 더 박원순이 안정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말한 것은 정몽준이 말한게 솔직히 더 기억이 나. 전략이 뚜렷했다.
어제 정몽준이가 한 말 중에서도 특히 오세훈을 띄우고, 통진당이랑 엮을려고 하고, 아름다운재단을 깍아내리고... 뭐 이런게 기억이 나는데... 역설적으로 확실히 지금 몰리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한마디로 수구 대 결집을 노리고 있는게 명확했다.
근데 오세훈 띄우는건 사실 너무 위험하고... 통진당과 엮는거는... 박원순 이미지에 비춰서 너무 안 맞았고... 론스타로부터 기부 받은거... 이런건... 무리했다. 단지 이제 진영 결집만 노리는거지. 특정 지지자 없는 사람을 완전히 포기하다시피 하고 지지자 우선 모으는데 급급.
박원순은 그걸 또 어떻게 받았냐 하면... 상당히 실무적으로 받았다. 사실 박원순이 뭐라고 했는지는 오히려 잘 기억이 안 나. 너무너무 실무적으로 받았으니까. 실무... 어렵쟎아?
다만 느낌은 확실히 남았다. 그리고 TV 토론회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게 느낌이다.
뭔가 안정된 느낌? 전후좌우상하... 아무튼 그 어떤 쪽으로 치고들어와도 까딱없는 듯한 그런 것. 정몽준으로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같은 그런 느낌?
일테면 현역 시장으로서의 어떤 전문성에 있어서 차이가 너무도 뚜렷했다. 일테면 정몽준은 어딜 개발하는데 창조 무슨 산업 단지를 만든다고 했을 뿐이지만 박원순은 노령화 방지를 위한 연구개발 단지를 열겠다고 구체적으로 말 했거덩. 사람들은 이런 내용은 구체적으로 기억 못 해도 느낌은 가져가거덩.
박원순이 참 일을 꼼꼼하게 하는구나... 이런 느낌. 정몽준은 새누리 지지자 모으는데 혈안이 되었구나 이런 느낌.
암튼 뭐...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차이가 있으니까... 각자 자신의 필요, 전략에 맞게... 토론회를 잘 치룬 것 같애. 지금 정몽준으로서는 지더라도 크게 지지않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할테니까.
암튼 정몽준이로선 어제 애썼다. 실은 난 정몽준이 완전 바본줄 알았어.
세월호로 안 그래도 사람들 짜증 잔뜩 나있는데 거기다 그래 네가티브 선거전이라니... 자중해서 조용하니 선거 치뤄도 모자랄 판국에...
오늘 혹시 또 jtbc 에서 양쪽이 각기 주장했던 자료내용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 아무래도 박원순에게 점수가 또 얹혀질거거덩.
상식적으로 현역 시장이 갖고 있는 자료가 틀릴 리가 있냐? 일부러 속일려면 모를까... 근데 박원순이란 양반이 그런 자료를 속일 리가 없거덩. 결국 정몽준이가 서류 잘 못 봤을거야.
아니, 정몽준이는 감사원 서류에서 서울시에 해당하는 부분을 자신이 추린거고... 박원순은 감사원 서류 원본과 감사원에서 또 서울시에 해당한다고 따로 추려서 서울시에 준 서류 그렇게 두 개를 가지고 있더라고. 아니, 감사원이 자기 자료에서 서울시 해당 부분을 잘못 뽑아 보냈겠어? 정몽준이가 잘 못 뽑았다고 봐야지. 뻔한 거 아냐? 감사원 애들이 실수할 애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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