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강준만 교수의 글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양반이 한참을 안 썼어, 한 4년을 안 썼지.

그러다 얼마 전에야 글이 올라왔다.


이젠 방송을 놓아주자


처음 이 글 읽을 땐...  오히려 화가 나더라.

내용이... 요약하면 대충 이래.

6월 항쟁이후... 방송의 공정성 문제가 계속 되어 왔다.
민주정권일 때는 수구 애들이 편파적이다 지랄을 하고...
또 지금은 진보 분들이 방송도 아니다 화를 내고...
근데 공정성이란게 뭐냐?  이거 어려운 문제다.
결국 시스템에 주목해야 한다.
공영방송 사장 선임 방식을 아예 바꿔야 한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시민이 참여한 방송의회를 구성해서 거기서 이제 사장 정하게 하자.

이 정도?

뭐 다 옳은 소린데 내가 그때 화가 났던건... 딱 한가지.

아니, 민주정권 시절에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 안 했다고
지금 방송 파탄의 책임까지도 같이 져야 하느냐 이거지.

공정성이란게... 사실 <뜬 구름 잡기>는 맞아.

음...
좀 생뚱맞게 들리겠지만 민주주의의 뜻이 뭐냐?
결국 진리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뭐 이런 의견, 저런 의견 다 끄집어 내놓고 사람들에게 선택하게 하는거야.
거기서 사람들에게 선택된게 진리다, 이거지.

여기서 진리란건 <그 시기 가장 적합한 의견>을 말한다.

여러 의견 중에 가장 적합한 의견을 선별해 내기 위해서 사람들은 현명해야 하는거고...
그렇지 않으면 이제 민주주의의 적인 우민으로 가는거지.

아,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두가지가 있다.

일단 독재가 있는데... 
독재는 그냥 한놈이 진리를 확 결정하고 치우는 것.
그래서 독재는 카리스마가 필요하거덩.  
카리스마는 뭐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찝어낼 수 있는 능력을 카리스마라고 한다.
사회학적으론 그래.

그리고 독재 말고 우민이 또 있지.
우민은 그 의견 선별하는 사람들이 여러명이긴 한데
그 여러명이 통채로 멍~하거나 어디 더럽게 미쳤거나...

독재와 우민이 민주주의의 반대말이야.

암튼 공정성이란게 어렵긴 해.
공정한게 얼마나 어려우면 의견들 꺼내놓고 사람들한테 고르는 방법만 제시하고 땡이겠어?

근데 솔직히 뭐 이런 차원의 공정성이 문제되는 것도 아니쟎아, 우린 지금?
아니, 배가 가라앉아서 사람 구해야 하는데, 
사람 구하지도 않고 구했다고 보도하는게
뭐 그리 공정한지 안 공정한지 고민해야 될 문제냐고?

뭐 <양비론이 진보세력에게 부당한 점이 있다는걸 모르진 않는다> 미리 말도 했지만
미리 말해놨다고 내가 화를 못 낼 이유는 없는거쟈나?
필자가 이미 예견하고 있듯이 정말 화가 난다고.
아니, 예견하면서도 그런 소리를 하니 화가 더 난다고.
방송 공정성 가지고 진보쪽에 같이 부담 지우는건 참을 수 없었다.

암튼 뭐 그래서 화를 냈었는데...

방송의회 아이디어 만큼은 좋은 것 같애.
아니, 공영방송인데 그 사장 어떻게 정할거냐고?
대통령에게 맡기니까 대통령이 조가틀 때는 진짜 조가치 되더란 말이지.

방송의회 아이디어는 뭐 정말 괜찮은 것 같애.



이번에 KBS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였다.

세월호 구조 내내 정부 발표만 보도하다가 애들 다 죽이는데 큰 기여를 한 꼴이 되었고...
이제 방송인들이 일어섰나봐.

다소 좀 괴상하니 여차저차해서
어용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어떻게 총파업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는 그닥 중요치 않다.

대통령 꼭두각시 사장 때문에 엉터리 방송했었고.
그 결과 수많은 애들이 죽었고.
이제서야 방송인들이 일어섰다... 그냥 그렇게만 이해하면 돼.

암튼 지금 KBS 사장은
파업의 이유가 노동자 권익이 아닌 운영적인 것(사장 퇴진) 을 목표로 한다고 하면서
불법파업이라 멍멍이 소리를 짖고 있지만
멍멍이 소리는 멍멍이 소리일 뿐
그거 뭐 크게 신경을 써서 들을 소리는 애초 아닌거고

나는 암튼 이제 일어선 KBS 노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구호가 사람 울컥하게 하네.

그러나 구호가 문제가 아니라... 노조가 내세우는 것이... 
사장 퇴진 정도가 아니라 사장 임용 방식, 그러니까 시스템 자체를 바꾸자는 것까지 갔고
그를 위한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에 노조가 이긴다면... KBS는 정말 독립할 수 있어.
정치권력의 품에서만 독립적으로 나면, 자본으로부터도 사실 가장 자유롭다, KBS.
그래서 공영방송 아니야?
사장임용방식만 바꾼다면... 정말... 사람들의 품에 안기는거지.
가장 사람들을 위한 방송이 될 수 있어.

KBS만 독립해도 사실 그게 어디야?
언론만 살면... 아무리 세상이 썩었어도... 나아질 방법은 있게 된다.
그리고 언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방송이다.
KBS만 독립적으로 꼿꼿하게 진실을 알린다면... 조중동 따윈 게임도 안 되지.

또 이렇게 생각하니까...
민주정권 때 KBS 제대로 독립 안 시켜준게 진짜 큰 잘못 같기도 하고...
강준만 교수의 견해대로 말이지...

암튼.

응원한다, KBS 노조.
이번에 반드시 이기기를.



난 모든 구호 중에 이 구호가 제일 마음에 들더라.
언론노조의 옛 구호였는데...

언론노조는 여태까지 싸워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


뻥 아니야.
사실... 패한 적이 없을 수 밖에 없어.

얼마전에 이야기 한 것 같은데... 기자 정신 두번째가 뭐라고?

응.  상대가 지금 당장 강하면...  안 싸워.
상대가 강하면 지금 싸워봐야 질거 아냐?
질거 알면서 뭐하러 싸워?
그땐 그냥 상대가 늙어서 힘 빠질 때까지 기다린다.
대신 늙어 힘이 없어지게 되면.... 그때는... 절대 잊지 않고 반드시 칼침 먹여.
그것이 기자 정신.

언론노조는...
상대가 강할 땐 잠시 죽은 척 한다.
그러나 패배를 인정한다는건 아니야.
상대가 약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
이제 싸울만 하니 싸우는거고.
그러니 여태까지 진 적이 한번도 없어.

얍쌉잔인악랄... 그것이 언론노조.
아니, 원래 스타일이 그런걸 어쩌라구?
각기 그냥 생겨먹은 대로 힘차게 살면 되는거쟈나, 안 그냐?

파이팅 KBS 노조!
이겨라.
이번에 한 칼 한번 대차게 먹여줘.





醉~

세상을 바꾸려는 보통사람들의 작은 몸짓...
http://ago2.co.kr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http://basicinco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