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 Income Korean Network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광장

제목 풍요속의 빈곤
글쓴이 retelf 등록일 14-04-15 10:29
미국이나 일본이나 국가는 잘사는데 국민은 못산다. 국가는 공공사업을 벌이면서 사회기반시설을 닦아 놓는데 돈을 흥청망청 쓴다. 우리나라의 지방 도로를 보면 알겠지만 사람 몇사람 살지도 않는 곳에 도로가 산간벽지까지 뻗어있다. 이처럼 이미 국가경제는 풍요성의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되고 있다. 국가는 이미 예전부터 삐꺼번쩍하다. 대궐을 짓고 산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궐 속의 거지들이다. 그 거지들은 희소성의 원칙하에 살고 있다. 이것이 풍요속의 빈곤이 나타나는 이유다. 국가의 경제원리와 개별경제주체의 경제원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이 풍요성의 원칙을 따르게 되면 이러한 기괴한 괴리 현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기술도 자원도 충분하고 돈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다. 적어도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래서 국가부채를 일으켜서 흥청망청 돈을 뿌렸다. 만약 국민들도 같이 흥청망청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오지 않았다. 국가가 빚을 지는 만큼 국민으로부터 걷는 세금도 많아지면 국가의 빚은 증가하지 않는다. 국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정부지출을 증가시켰을 때 국민이 이를 소비와 투자로 소화하였다면 그로인한 총수요 증가와 그에 비례하는 조세수입의 증가로써 국가는 자신의 빚을 갚아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가 정부지출을 일으켜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소득을 넣어 주었을 때 손주를 사랑하는 할머니가 이를 가지고 그대로 저축하거나 아니면 복부인들이 떳다방만 전전하게 되면 국가의 조세수입은 증가하지 않는다. 결국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그것은 누적되게 된다. 그리하여 오늘날과 같은 재정절벽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평생 노예로 살던 사람에게 자유를 주면 그는 오히려 낯설어한다. 다시 노예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인류는 수만년 동안 경제의 노예, 강제노동의 노예로 살아왔다.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왔으며 낭비를 하는 순간 굶어 죽게 되는 경험을 무수히 하면서 살아왔다. 이러한 생활화된 빈곤문화가 아직도 인류의 유전자 속에 박혀있다. 그 유전자가 지금도 여전히 발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풍요의 시대에 개개인은 스스로 거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가에게는 그러한 유전자가 없다. 그래서 국토 전체를 대궐로 만들어 놓고 잘 살고 있다. 하지만 그 대궐 속의 국민들은 거지로 산다. 그 거지의 몸 속에는 거지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필자는 그 거지 습성을 축적습성이라 부른다. 약칭하여 축습이라 부른다.
 
축습은 현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잠재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축습이 현시적으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실물시장에서 저축으로 인한 유출이 발생한다. 그 유출액만큼 국가는 국가부채를 발행해서 이를 국민들에게 판다. 국민들은 저축한 돈을 국채로 바꾼다. 국가는 이렇게 회수한 돈을 다시 실물시장에 쏟아 붓는다. 그리하여 국민의 금고에는 국채가 하루하루 쌓여간다.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현실이다.
 
미국인들은 저축을 하지 않는다. 라이프사이클 전체적으로 볼 때 저축으로 인한 유출이 없다. 하지만 저축이 없다고 해서 축습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축습은 여전히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미국인들이라고 해서 낭비를 하면 결국 거지가 되어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소비의 정도에 한계가 있다. 지금은 매달 500만원씩 임금을 받아 매달 500만원씩 소비하지만 만약 매달 1000만원을 주는 경우에 그 1000만원을 다 소비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500만원만 소비한다. 결국 본래의 500만원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것이 미국의 축습 수준이다. 만약 미국의 축습 수준이 1000만원으로 변경된다면 미국의 국민소득은 단박에 지금의 두배가 될 수 있다.
 
경제학이 힘든 이유는 미친 주장이 옳은 주장이기 때문이다. 옳은 소리를 하기 위해서는 미친 소리를 해야 한다. 케인즈가 그의 주장을 처음 외쳤을 때 사람들은 저 똑똑한 케인즈가 왜 갑자기 미친 소리를 하나 하며 의아해했다. 필자의 주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식적인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자신의 상식을 넘는 이야기에는 혼란스러워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받아먹기 좋게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진리를 닭대가리들의 입에다가 먹기 좋게 집어넣어 주는 것이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는 본래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필자 역시 수필 식의 자유로운 문장을 구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진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라도 필자의 저서에서 모래알을 씹는 듯한 수리모형으로 진리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읽히는 것 그 자체가 힘이 든다. 이래저래 진리는 전달하기 힘들다.
 
굳이 근검절약을 논한다면 선재와 악재의 구분이 있을 수 있다. 필자의 경제학에서 선재란 쓰면 쓸수록 유익한 재화를 의미한다. 흥청망청 쓰면 쓸수록 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그런 재화를 의미한다. 의사의 진료나 변호사의 상담과 같은 대부분의 서비스 상품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악재란 여전히 예전처럼 아껴 써야 하는 재화를 의미한다. 이는 주로 자원이나 환경과 같은 제약 때문에 발생하는 소비제약이다. 석유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마약이나 술담배 역시 악재에 해당한다. 접대부의 서비스 역시 악재에 포함된다.
 
그리하여 여전히 근검절약을 외친다면 그것은 단순무식한 근검절약이 아니라 현명한 근검절약이 되어야 한다. 선재와 악재를 구분한 근검절약이 되어야 한다. 악재는 절약하고 선재는 낭비하여야 한다. 하지만 수만년의 생존투쟁 속에서 형성되어 온 인류의 맹목적인 절약정신은 선재와 악재의 구분 없이 무조건적인 절약을 해나가고 있으며 실물과 화폐의 구분없이 무분별한 저축만 추구하고 있다. 설령 절약을 하더라도 창고에 쌓아 놓아야 할 것은 실물이지 화폐가 아니다. 하지만 닭대가리들에게 이런 진리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것은 진리 그 자체가 난해해서가 아니라 수만년 동안 몸에 배인 습성을 떨쳐내기가 힘들어서이다. 담배가 몸에 나쁜 줄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것과 같다. 진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해는 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이다.
 
이 세상이 지금 이 모양인 것은 정치인의 책임이 아니다. 독점자본가의 책임이 아니다. 기술발전 때문도 아니다. 기술이 없앤 것은 일자리지 재화가 아니다. 지금 이 세상이 이토록 비참해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 스스로 비참해지려고 하는 스스로의 본능적 습성 때문이다.
 
이 말은 쉽게 이해가 되는 말이다. 하지만 온 몸에서 저항이 발생하면서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을 것이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광장

Total 665
번호 제 목 글쓴이 등록일
395 풍요속의 빈곤 retelf 04-15
394 기본소득제 쟁점 토론회... 醉~ 04-14
393 금융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 retelf 04-14
392 자본주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醉~ 04-13
391 경제학과 풍요학 retelf 04-13
390 세모녀의 살해범 retelf 04-12
389 웹자보를 하나 만들어 봤는데 어떠냐? 醉~ 04-11
388 똑같다... (1) 醉~ 04-11
387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둔 기본소득 지급 신바람강박사 04-10
386 더글러스 소령의 한계 (4) retelf 04-10
385 교육감 선거는 어떻게 하지? 진주 찾기 놀기. 醉~ 04-10
384 지방선거가 왜 중요하냐 하면... 醉~ 04-09
383 닭대가리 자유주의 retelf 04-09
382 큰바빌론 종교에 닥칠 태풍 그린맨 04-08
381 기본소득의 위험 retelf 04-08
처음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끝
놀이터추천
스포츠토토
토토사이트
카지노주소
네임드사다리
바카라사이트주소
호게임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 basicincome@copyLeft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