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소득이란 개념 자체는 매우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봅니다. 우선 기본소득을 현금(기존 통화)으로 지급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본 소득을 주는 목적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기본 소비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화폐는 기본 소비를 위한 교환수단으로 사용되기 보다 현대 사회에서 자본수입(이자, 배당)의 창출 그리고 부의 축적(자본독점)이라는 목적에 더 충실합니다. 기본 소득을 기존 화폐로 지급할 경우, 자본 주의 체제를 독점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에게 기본 소득이 흘러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기본 소득을 조성할 때, 이런 독점 자본가에게 토지보유세나 금융과세로 회수한다면 위의 부작용은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은 기존 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적 제약(1개월)을 둔 새로운 전자 화폐를 만들고, 이를 매달 모든 사람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 사람들은 매달 지급되는 기본 소득을 순수하게 한달의 생활을 위해서, 기본 소비로 사용하게 됩니다. 전자 화폐로 수익을 창출할 개인 또는 법인은 가상화폐를 전자 화폐를 한 달내에 개인이나 법인을 운영하는데 사용해야만 합니다. 또는 지역사회 등 공간적 제약을 두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추가적으로 기본 소득의 정의에서 인간다운 생활 보장이라는 부분은 매우 애매모호합니다. 누가 얼마를 받았을 때 인간다운 지 아무도 알 수 없으며, 계산하기도 힘듭니다. 어쩌면 기본 소득에서 중요한 것은 기본 개념의 이론이 아니라 실제 구현입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둔 전자 화폐를 통해 기본 소득을 구현하게 된다면, 과연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로하는 생활 소득이 얼마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 소득 시스템을 보다 사람에 맞추어 변수(지급금액, 지급시간제약, 지급공간제약)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