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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닭대가리 자유주의
글쓴이 retelf 등록일 14-04-09 05:40
구두장이와 치과의사가 서로 이웃에 살고 있다. 구두장이에게는 충치가 있고 치과의사의 구두는 헤어졌다. 하지만 치과의사는 스스로 구두를 꿰매어 신고 구두장이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충치를 긁어낸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매우 어렵게 설명하였지만 실은 이처럼 간단하다. 서로의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상대방에게 주고 상대방의 전문 기술을 활용하면 결국 자기의 호주머니에 남아있게 되는 돈은 이전과 동일하다. 따라서 의사와 구두장이가 서로 계약을 맺어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돈은 다시 상대방에게 소비해야 한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면 이 두사람은 치아와 구두의 천국에서 살 수 있게 된다.
 
현재 그러한 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다. 그 계약의 부재가 바로 화폐자본주의의 심장판막증, 즉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다. 정맥으로 흘러들어간 피가 동맥으로 다시 돌아나오지 못하고 새어나가버리고 있다. 따라서 그 구멍을 막아서 피가 정상적인 순환을 하도록 치료를 하여야 한다. 즉 수술을 하여야 한다. 법으로 화폐의 퇴장은 금지되어야 하고 화폐의 회전은 강제되어야 한다. 자유주의는 화폐 그 자체의 자유가 아닌 인간의 자유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든 경제학자들은 화폐를 제멋대로 방임하는 것을 '자유주의'라고 불러왔다. 이는 원자로 속의 핵을 그대로 방임하는 것과 같다.
 
자본주의는 자유주의를 기초로 한다. 그리고 인간은 닭대가리라서 그 자유주의를 아무 곳에나 적용시키려 한다. 그래서 노동자와 사용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노동자의 단결을 금지하였고 그 단결권을 인정할 때까지의 수백년의 노동운동이 필요했다. 그 수백년이라는 시간은 닭이 아닌 인간의 머리로 생각 한번 잠깐 돌리면 절약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서의 실질적 평등은 서로를 11의 관계로 만들어 주어야 대등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상식적으로 보아도 타당한 생각으로의 전환 한방이었으면 그 수백년은 절약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닭대가리는 여전히 무조건적, 형식적 자유주의로 일관하였으며 그 결과 노동자의 단결권은 부인되었다. 인간의 닭대가리는 노동자의 단결권이 인정되면 그것은 사용자의 자유계약, 노동자 개인의 자유계약이 희생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만약 인간이 당시 닭대가리로부터 벗어나 상식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사회주의 혁명은 이 세상에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화폐에 관한 생각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닭대가리는 여전하다. 저축을 금지하고 이를 어떤 형태로든지 소비와 투자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살쾡이를 마주친 닭처럼 소스라쳐 자빠진다. 순간 마비된 그들의 두뇌는 아예 생각 그 자체를 하지 못하고 중풍 환자처럼 그저 자유주의, 자유주의만 입에서 되뇌인다. 그러한 뇌성마비 증상이 지금 이 세상을 이 모양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불황과 호황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면 그나마 살아갈 만 할 것이다. 가뭄 뒤엔 단비가 내려 해갈이 되고 그 뒤엔 다시 가뭄이 든다. 화폐자본주의의 초기는 그러한 모습이었다. 그리하여 경제학자들은 아무 근거는 없더라도 그러한 주기적인 경기순환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결과 비가 내릴 때 저수지에 물을 받아 놓아 가뭄 때 이 물을 논에 대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1970년대까지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가뭄에 국가부채를 발생시키더라도 단비가 내릴 때, 특히 홍수때 이를 갚아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 이후 화폐자본주의에는 기후변화가 찾아왔다. 장기적인 가뭄이 들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이 세상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주기적인 가뭄과 단비 내지 홍수는 1960년대 이전 100년 동안의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아담스미스가 추가한 성경 구절인 '비가 내리면 해가 들 것이요, 그리고 나면 다시 비가 올 것이다(요한계시록 제22장 제22절)'라는 구절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현대 주류경제학은 바로 요한계시록 제22장 제22절을 부동의 기반으로 삼고 세워진 경제학 이론체계이다. 이 이론체계는 비과 가뭄이 번갈아 찾아와주면 그런대로 작동이 되는 이론체계이다. 하지만 사막에 가져다 놓으면 몇 년도 못가서 고사목이 되어버리는 그런 이론체계이기도 하다.
 
가뭄과 단비로 비유되고 있는 자연현상의 실체는 위 사례에서의 구두장이와 치과의사다. 구두장이와 치과의사가 서로 상대방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댓가로 자신의 호주머니 속의 1달러를 꺼내어 상대에게 지급하면 그것이 단비가 되고, 그 반면 스스로 자가수선이나 자가치료를 하면서 돈을 꺼내지 않고 있으면 그것이 가뭄인 것이다.
 
구두장이나 치과의사 중 누군가 돈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이를 꺼내려 하지 않는 순간부터 이 사회의 경제 시스템에는 이상징후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사회 구성원 전체가 모두 움추리게 되면 경제는 꽁꽁 얼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실물경제시스템 내에서 타인으로부터 받은 소득에 관한 한 이를 호주머니에 움켜쥐고 있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야 하는 것은 절대적이다. 개잡듯이 족쳐서라도 손아귀에 쥔 돈을 떼어 내어 이를 다시 실물경제시스템에 환원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경제 전체가 죽는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국가는 화폐를 발행하여 경제 내로 충분한 통화량을 공급해 준다. 이로써 화폐는 실물경제시스템을 출혈 없이 풍족하게 순환하면서 이 세상을 천국으로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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