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좀 엉뚱한거 하느라고...
금요일엔 깨님을 보았다.
지난 9월부터 계속 보자고 했었는데 취~가 사정이 안 되어서 이번에야 보았다.
결론만 이야기 하자면 <리퀴드 피드백>을 다시 시작해 보자고 둘이서 합의했다.
아, <리퀴드 피드백>은 독일 해적당 의사결정 시스템.
아마 노동당에서도 몇 번 이야기가 된 것으로 알고있지만
저런거 하는게 또 쉬운 일이 아니라서리...
일단 깨님은 경험많은 뛰어난 프로그래머라
저런 분이 무료로 봉사해 주겠다고 이야기 꺼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암튼 이젠 취~가 설계만 잘 하면 되는 일이 되었다.
그래서 어젠 또 리눅스 다시 깔아놨다...
혹시 프로그램 하시고 <리퀴드 피드백>에 뜻이 있으신 분이 있다면
아고2에서 취~에게 쪽지 주시면 큰 힘이 되겠다.
토요일엔 아고라와 아고2에서 활동하셨던 늙은도령님 병문안을 갔다.
일단 암인데... 그나마 빨리 발견되어서 다행.
다만 원래부터 워낙 좀 몸이 부실한 분이라 그게 좀 걱정.
어소뷰둘암님이 천안에서 올라와 주셨고...
소금맛님, 온다님, 우주님...들이 고맙게도 같이 동행해 주셨다.
음...
취~는 일단 병실이란 곳 자체를 워낙 싫어해서...
아니, 병실이 그렇찮아, 거기 있음 없는 병도 생길 것처럼 답답하고 막...
암튼 그 병실에 쌩으로 갖혀있는 늙은도령님이 안스럽더라.
그러니까 얼마나 반겨주셨겠냐?
실은 그때 간 시간이 시술을 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몸이 힘들었을텐데도...
야튼 그 암 걸린 간이라도 빼주시는 기세더라...
근데 멀쩡한 간도 아니고 병든 간 받아서 모해?
어찌되었든 당분간은 늙은도령님 글은 못 볼 듯 하고...
그때 늙은도령님 반겨준 그걸 생각하면
병실이라도 알려서 여러사람들이 병문안 좀 가주기를 독려하고 싶은데
게시판에 그런거 쓰기는 좀 그렇다.
역시 혹시 생각있으신 분 있으면 아고2에서 취~에게 쪽지 보내주시면 알려드리겠다.
병문안 마치면서 촛불 좀 갈려고 했는데...
갑작스레 체력이 확 떨어지면서... 거기 갔다간 나꺼정 쓰러질 것 같더라, 진짜.
실은 전날 동생집에서 잠을 좀 못 잤었다.
그래서 약속과 달리 촛불엔 못 갔었다.
다음 주엔 반드시 갈 작정이다.
촛불에 자주 나갔던 온다님의 말로는 요즘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
사실 그렇지 뭐.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데는 몇가지 조건이 따라붙는다.
첫째, 내가 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내가 원하는 바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하고...
세째, 해서 나에게 어떤 이익이 떨어질 수 있어야 하고...
촛불을 몇 번 했지만 어떤 상응한 결과가 나오질 않으니까 사람들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일.
근데... 어제 어소인가 온다인가 누가 나한테 묻더라.
"여태 본 영화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가?"
생각할 것도 없이 대답했다. 캐러비안의 해적.
특히 좌파들한테 권하고 싶다고 했다.
캐러비언의 해적...
물론 특별한 철학없는 오락 영화인데...
일단 영화가 유쾌하다.
특히 잭 스펠로우라는 인물의 캐릭터는 정말 유쾌.
대중운동 하겠다면서 우리 좌파들...
늘상 현실을 생각하며 얼굴 구기고 다니는데...
그렇게 얼굴 구기고 다니면 좋다는 사람 없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좌파지
늘상 '잘 안 될거다' 부정적인 시각만 퍼뜨리면 그거 피곤해서 사람들이 따르겐냐?
불교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호랑이에 좇겨서 덩굴타고 절벽에 매달렸는데...
절벽 밑에는 또 늑대가 기다리고 있어요.
더구나 쥐가 그 덩굴을 갉아먹고 있다.
그러니까 죽는건 이제 시간문제지.
그런데 바로 옆에 산딸기를 발견한거야.
곧 죽을 와중에 그 산딸리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중얼거렸지. "진짜 맛있다."
어차피 인생 100년.
곧 죽을 목숨이란건 절벽에 매달린 사람이나 우리나 같다.
그러나 죽을거 언제까지 생각할 순 없쟎아.
순간을 사는거야.
순간의 그 기쁨을 만끽하며 사는거다. 죽을 때 죽더라도.
잭 스펠로우도 보면... 그 데비 존슨의 지옥에 갖힌 판국에도... 땅콩알에 목숨 걸거덩.
그게 인간의 도리지 머.
글타고 맨 순간만 생각하느냐?
아니지...
"남자가 알아야 할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
잭 스펠로우가 그랬거덩.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 될 일이라면...
그냥 하는거야.
순간의 삶의 기쁨을 만끽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내 가치의 일을 하며 사는 것.
거기에... 죽을 때만 좀 힘내서 멋있게 죽으면 되지.
그렇게 알랑알랑 간교하니 굴었어도... 잭 스펠로우...
더 이상은 어쩔 수 없을 때는... 크라켄에게 용감하게 달려들쟈나?
뭐 그러구 살면 되지.
날씨가 영 찝찝하네...
건강들 조심해라.
몸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