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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집회 참가 후기
글쓴이 醉~ 등록일 13-12-29 13:55

원래는 어제 아고2 오프일이었다.

양평에나 가서 삼겹이나 구워먹을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난리난 것.


시간을 정해야 하는데... 어차피 2시에서 3시에는 다 시작이니까...

그냥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1시로 잡아버렸다.

덕분에 우주님이랑 데이트 잘 했지.


갈비찜에 소주 한병 혼자서 비우고 나섰다.

(참고로 우주님은 소주 한잔 마시면 인사불성 된단다... 혼자 그냥 물 먹듯 마셨다.)

확실히 소주 한병 뱃속에 넣어두니까 춥지도 않고 아주 좋더만.


2시쯤 좌파답게 이순신 장군 왼쪽 발가락 밑에서 하자형 만났다.

하자형 얼굴 좋아졌대~

요즘 노조 활동 했다더니 특히 그 눈에서 광채가 번쩍번쩍 하더라.


하자형은... 자기 말대로 일단 복장부터가 달랐는데...


여기서 데모하는 민주시민의 FM 복장을 말해 준다면...

아, 모델은 하자형이다.


1.jpg


1. 언제든 마스크가 가능한 넥 워머.

2. 방풍 방수 웃옷.

3. 예비 옷을 챙겨넣은 배낭.  등 보온에도 좋다.

4. 전경의 방패를 잡아뺄 수 있는 목장갑.

5. 언제 버려도 아까울게 없는 짝퉁... 노쓰 페이스도 아니고 뭐... 윈드 페이스(?)

그리고 모자를 썼었다.


이게 이제 전위에 서는 전투적 복장이라면...


다음에 후위에 서는 선전용 복장.

모델은 우주님.


2.jpg

누가 봐도 평범하니 선량한 시민... 그냥.

목에는 클레식 전용 이어폰까지 있음.

신발은 롱부츠...

특기할만한 거슨... 등을 비롯 온 몸을 핫팩으로 도배.


핫팩이란게... 아마도 마그네슘이랑 뭐 기타 발열 물질... 넣은 거 아니겠어?

사람이 움직이던가 해서 안의 내용물이 섞이면 섞일수록 발열.

그니까 길 가다가 가끔씩 괜히 폴짝폴짝 뛰며 "앗뜨, 앗뜨" 하였다.


그래도 이 사진 찍을 땐 전경을 배경으로 찍어달라고...  나 참! (ㅡ,.ㅡ)


취~?


일단 귀찮다고 목도리도 안 하고...

손바닥 만한 가방을 등에 비껴맸는데... 그 안의 내용물.

일회용 렌즈 하나 비상용,  스포츠 수건,  썬글라스, 썬크림.  예비 핸드폰 배터리.  끝.

바지랑 운동화는 아르마니...  ㅡ,.ㅡ;;;

한마디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간 것.


이러니까 자연스레 리더는 하자형.


셋이서 보신각 쪽으로 갔다.

가끔 우주님은 예의 "앗뜨 앗뜨" 하면서 폴짝폴짝 뛰고.

그거 빼가지고 주머니에 넣으라고 해도 말도 죽어라 안 듣더만.


취~는 핫팩 그냥 뒷주머니에다가만.

옛날 김대중 선생 선거때 선배 하나 치질 걸려서 고생하는 꼴을 본 터라 엉덩이쪽만은 철저 방어.


암튼 가보니까 여기저기서 떠들던데...

프로페셔날 하자형이... 괜히 눈 날카롭게 하면서... 민변쪽으로 가자고 했다.


원래 시작은 조용하게 하는 법이야.

떠드는 애들은 그냥 떠들다 말어.


눈 날카롭게 하고 나즉하게 말하는 폼이 웬지 신뢰가 가서... 하자형 말에 따랐다.


3.jpg


근데 2시부터 행진한다더니 3시까지 그냥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있대.


형.  조용하게 시작하는건 좋은데...

근데 계속 조용하기만 한데...?  벌써 3시야.


갑자기 하자형의 눈빛이 흔들리더니만.


야, 저쪽으로 가보자.  다른소리도 아마 저쯤에 있을거야.


괜히 다른소리 이야기.


다른소리 얼굴 봤나?


너도 봤다매?  목 굵고 키 짧고.

전에 그 여대생 사이에서 얼굴은 웃음 방긋 띠고 근데 목 아래는 달달달달~

그거 다른소리 아냐?


아, 형도 봤구만.  

난 사람의 몸이 그렇게 목을 기준으로 해서 정확히 따로 놀 수 있다는걸 그때 첨 알았다.


또 그러고 있을지 모르니까 함 찾아보자고.  

찾기만 하면 진기한 구경이 될거야.


가 봤더니 마침 건설노조가 시청으로 행진을 시작하대.


오... 복장 죽이더라.  딱 통일을 해놓으니까. 야튼 뭔가가 살벌.


<목굵고키짧고>는 암만 찾아봐도 없었고...

우리도 그냥 시청으로 갔다.

취~야 원래 길치니까 이리가자면 이리가고 저리가자면 저리가고... 

우주님은 여전히 가끔씩 "앗뜨 앗뜨" 그러면서 뛰고.

(나중에 화장실서 그 팩을 꺼내신것 같더라...)


아고2 사람들 만나는 문제도 있고 그냥 시청 안에 들어가 있자고 했다.

이야기 들어봐야 뻔한거고 노래도 그렇고...


행진할 때가 진짜 힘 쓸 때고... 지금 밖에 있어봐야 춥기만 춥고 다리만 아프다.


시청 바닥에 앉아봤는데 의외로 따닷한거야.

역시 박원순 시장.  거기 불 떼주더라고.


거기 있으니까 속속 도착하시더만.

일단 달팽이 부부님, 요기노자님, 하땅 패거리, 깨님...


아, 퓨쵸양은 미국에서 땟목 저어 오시느라 3개월 후쯤이나 도착한다고 연락해왔다.

그냥 뱅기 타고 오지, 그 모 돈 아낀다고 땟목 타고 태평양 건널 생각을 하냐?

아~~~  진짜 깝깝해서.


대충 모인 것 같길래 밖엘 나갔다.

사람들을 개떼처럼 모였는데... 철도노조 깃발이 없더만.

아, 전국 교수 노조 깃발 있길래 혹시 기본소득 강남훈 선생님 계신가 가 봤었네.

기본소득 네트워크 강남훈 선생님이 거기 대표.


근데 살살 불안해지기 시작하는거야.

첫째, 시간이 늦었더라고 벌써.  

거기다 주최라 할 수 있는 철도노조 깃발도 없고.


아니나 달라.


저번 때와 같이 또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그러더니...

다 끝났다고 이제 가라고 하더라고.

순간 온 분들의 얼굴이 그냥... 싹.... 흑색.


아니, 이거 할라고 여기까지 오라고 한겨?


아이씨... 할 말이 없더라.


아니, 저도 행진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이게 참... 왜 이러지?

오늘 같은 날은 거 좀... 뭐 할거라고... 나도 생각했는데... 이게 어떻게...


말도 더듬더듬.


어차피 오늘 원래는 오프 하기로 한거니까... 

지금부터 술 먹음 되쟈나요?  형, 이 근처 술 먹을 데가 어딧냐?


무교동으로 가자대.  무교동 낙지 그거 있쟈나 왜?


이 사기당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양반들을 또 뭐라고 해서 달래나... 생각하며 가고 있는데

또 앞에서 못 가.

왜 못 가나 봤더니... 아니, 돌아가는 길을 전경이 막고 있다네.


안 그래도 속 상해 죽겠는데 식끼들이... 싶어서  따지려고 좋은 말로 타이르려고 앞으로 갔다.

근데 속 잔뜩 상한 군중들이 뒤에서 미는 바람에... 졸지에 거기가 으싸으싸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한 5분 서로 밀다가... 전경쪽이 확 밀리며 전경들이 뒤로 넘어졌어.

덕택에 나까지 넘어졌는데... 아니, 앞에 공간은 있고 밑에 공간은 없고... 뒤는 밀어대고...

넘어졌는데 니미~ 숨을 못 쉬겠는거야.

맨 밑에 깔린 전경애들은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었다...


거기서 조금만 더 했다간 사람 죽겠더라.

고만 밀으라고 소리 쳤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그만 밀어서 큰 사고는 없었고...


근데 압사 당하는게 어떤 기분인지를 어제 첨 알았다.

진짜 숨이 안 쉬어지대.


한참동안 담배도 못 빨겠더라.

손이 발발 떨리고.

그거 무섭더라고.  압사.


옆의 햄버거 집에서 진정하고 있는데... 또 언 놈이 와서...


박근혜가 민영화 안 한다는데 왜 그러세요?


그러더라고.

그 판에도 또 설명해 줬다는거 아니냐?

아니, 진짜 모르겠다는 얼굴로 묻길래.


아니, 민영화고 뭐고를 떠나서

지금 계속 적자 난다면서

그나마 가장 돈벌이 되는 노선을 떼내 독립시킴으로서

그 적자운영을 해결하겠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철도노선에서 경쟁은 뭔놈의 경쟁이 된다는 소리고...

도무지 자회사로 독립시켜서 코레일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쟎아요?


(그러니까 가난한 집에서 그나마 돈 벌어들이는 아들, 장가 보내서 독립시킨거야.

그 일이 어떻게 그 가난에서 벗어나는 길이 되겐냐?

당장 아들이 벌어들이는 돈조차 이제 집에 안 올텐데.)


아고2 사람들 다시 모여보니까

달팽이 정원님이 아까 아수라장에서 오른팔이 낑겨서 부러질 뻔 했다 하시더라고.

실제로 헤어질 때 악수도 못 하시더라.  왼손으로 악수 했다.

하자형은 옆에서 같이 짜부라지는거 내 봤고.

암튼 시위다운 시위도 못 해보고 내 꽃다운 청춘, 압사로 끝날 뻔 했따...  흠...



술집에서는 당연히 시국회의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하자형은 뭐 완전히 열 받아 있었고...


달팽이님은... 

요즘 대학생들이 아무래도 좀 약하다, 역할을 덜 한다... 

하셨고


요기노자님은...

이슈를 정권퇴진으로 잡아서 크게 몰아야 하는데 민영화 반대는 너무 작다...

안철수라도 좀 3의 후보로 나서서 어떤 활력을 줬으면 좋겠다...

하셨다.


깨님은...

삼국지를 꺼내시면서 뭔가 장대한 말씀을 하시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때가 벌써 취~가 위험한 때라...  즉, 차 끊길 시간이 다 되서...

삼국지 이야기만 꺼냈다가 끊여 버렸다.


헤헷~~  살짝 눈치 보니까 많이 속 상하신 눈치.  ㅋ

근데 참고로 취~는 삼국지...는 한 50번 정도는 읽은 듯.


깨님이 시간도 늦었으니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 하셨는데


깨님 집에 갔다간 뻔히 아는 삼국지 전편을 다시 보게 될 판국이라...

헤어져서 집으로 가는데...


깨님의 저주때문인지 버스 한대가 안 서고 그냥 지나가버렸다.


이후 전광판에는 몇 분 후 도착 써있는데... 차는 안 오고...


날 지나친 차가 아마 막차 였나봐.


어떡할까 하다가... 휴대폰으로 보니까 집까지 17.5킬로 밖에 안 되대.

까짓것 뭐... 군대에선 40킬로 행군도 했었는데... 싶어서...

술도 든든히 챙겨먹었겠다, 

좀 늦은 시간이지만 정권퇴진 행진 혼자서라도 함 하자... 해서 걸었는데

1시간쯤 걸으니까 일산대교 부근에서 인도가 없어지더라고.


어쩌냐, 1시간 걸려서 다시왔지 머.

다시 대화역으로 오니까 새벽 2시.


거기서 찝질방 기들어가서 싫컷 자고 지지고 하다 이제 오셨따.



뭐 한 일도 딱히 없고...


그냥 반가운 사람들 많이 만났으니까... 그거야 좋은 일이지만...


그러나 설레였던 그 일은 못 한... 그런 하루였고...

저녁때는 또 너무 고생했어.

딱 젊은날의 초상에서 그 주인공 얼어죽으려는 장면이 생각나더라고.



시국회의...


암튼 뭐 주최하느라 고생하고 있고 애로사항도 많았겠지만.

그냥 담엔 광화문에서 모이자고.

아니, 어제처럼 해서 박근혜가 과연 어떤 위협을 느끼겠냐고?

물러나겠냐고?


암만 평화시위래도 상황이라는게 있는데...

어제 같은 경우는... 행진했어야지.


오다가 휴대폰 보니까

산발적으로 어제 곳곳에서 싸웠고 광화문도 한때 점거했었던 것 같은데.

첨부터 광화문을 노리는게 맞지 않았나 싶다.


암튼 시국회의에 대해 지금 불만이 가득한 것 같더라....


참고해라.


아니, 어제처럼 하면... 사람들보고 오라고 나도 이야기 할 수가 없쟎아?

나도 황당하더라.  어제 그냥 가라고 하는데.


사람이 적고 그러면야 평화시위 하는거고...

사람이 많고 상황이 고조되고 하면... 그냥시위 하는거고...


그 판단이 안 서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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