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다, 문장.
어떤 여고생이 썼다는 <안녕들 하십니까?>인데...
이거 뭐 완전 출출문장이다, 출출문장.
아이고 이뻐라이뻐라이뻐라... 너무 이뽀라...
진짜...
업꼬 다니고 싶다. 업꼬!
딸을 낳으려면 이정도는 낳아야 어디 가서 딸이라고 자랑도 칠 수 있는거 아니냐?
워낙 문장이라... 취~님이 손수 읽기 쉽게 쳤따.
문장이다, 문장. 진짜 문장.
고등학교 선배님들,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제 막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
놀면서 SNS나 하고 시간을 보냈던 1학년입니다.
저는 차 타고 15분도 안 걸리는 롯데마트 앞에서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선거에 개입한 정황들이 속속들이 드러나
촛불집회가 일었났을 때도 안녕했고,
그것이 직무 중 개인의 일탈이며 그 수가 천만건이라는 소식이 들릴 때도
전 안녕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앞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시국미사가 일어났을 때도
또 촐도민영화에 반대하여 철도파업이 일어났어도 전 안녕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고등학생이니까요...
일제 강점기 일제탄압에 대항하여
항일운동을 활발하게 진행한 사람들은 바로 학생들입니다.
3.1운동도, 광주학생운동도 모두 학생이 주체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일어서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합니다.
이행동이 훗날 저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 저는 참으로 두렵습니다. 무섭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칩니다, 꼭 바꿔야 한다고.
민주주의를 지키자 말 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미래로 바꿔야 한다고 말입니다.
저희 국어교과서 지문속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여렷의 윤리적인 무관심으로 해서 정의가 밟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거야.
걸인 한사람이 이 겨울에 얼어죽어도 그것은 우리의 탓이어야 한다.
너는 저 깊고 수많은 안방들 속의 사생활 뒤에 음울하게 숨어있는
우리를 상상해 보구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생활에서 오는 피로의 일반화 때문인지
저녁의 이 도시엔 쓸쓸한 찬 바람만이 지나간다."
쓸쓸한 찬 바람만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일단 '저는 고등학생이니까요...' 까지는 애 티가 자글자글 나면서도...
그런데도 감각이 빛난다.
개인 일탈과 천만건을... 같이 딱 붙여서 써놓은 것 봐라.
고등학생이니까요... 다음 문단에서
일어납시다... 할 때는 약간 오버.
갑자기 너무 세게 확~ 넘어간 느낌이 드네.
그러다 다음 문장에...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말 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미래...
말하는 것 봐라.
이건 진짜 감각 쩌는 문장.
그리고 아주아주 적절한 인용 끌어냈고...
그리고 그 인용 그대로... 서정적으로 결론까지... 여고생 답게.
이건 뭐...
사실
애들은 그냥 계속 안녕했으면 싶다.
애들까지 이러니깐...
어른으로서 너무 쪽 팔려서...
그... 참! 뭐... 면목이 없다.
근데 취~아자씨도 학생일 때는
아자씨나 아저씨 친구들이 사회 주축되는 세대가 될 때면...
진짜 세상 멋있어 질 줄 알았어.
세상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몰랐고...
사실 역사책이나 이런거 봐도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는데
그때 왜 바뀔 거라고 자신했었는지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그게 신기하다.
면목없다.
너희 같은 고등학생들까지도... 안녕치 못 하다니까...
미안타, 그냥.
진짜 미안하네요. 응? 꼬마 아씨.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저기...
아저씨, 저기 한쪽 구석에 꿇어앉아 요강 같은거라도 하나 들고 벌 서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