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4시에 서울역 가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하고...
첫 출전인 만큼 풀 코스를 밟아볼랬는데 차질이 좀 생겼어.
에.... 그게 어떻게 된거냐 하면 취~가 좀 길치다.
버스 3000번 타고 종점까지 가면 신촌역이라길래 거까지 갔지.
거기서 서울역 가는 전철 기다리는데 암만 기다려도 안 오는거야.
딱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나중에 알고봤더니 경의선 신촌역이 있고 2호선 신촌역이 또 따로 있더라고.
어쩐지...
신촌역 앞에 맥도날드 있는것도 기억나는데...
어쩐지 휑~ 하더라...
뭐 그렇게 헤매고 나니까
행진이고 나발이고 청계광장으로 곧장 갔는데도 5시 30분에야 도착하였다.
아, 그 경의선 신촌역엔 3시 50분인가에 도착했었지.
딱 1시간 40분 헤맨 셈.
음...
동아일보 앞에서는 수구집회가 있던데...
뭐 소름이 끼치더라. 하도 유치해서.
아니, 실제로 한 지나가는 커플이 그거 힐끗 보더니 웃으면서 가더라고.
사진판넬 쭉 세워놓고... 비디오 틀어놓고... 한사람이 마이크 잡고 떠들던데...
그 목소리 톤과 어투가 어디서 많이 들은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까 그 지하철에서
회사가 부도나서 싸게 판다는... 뭐 그런 아저씨들 있쟈나?
그 아저씨들과 비슷하대.
그 아저씨 과거가 그거 아니었나 몰라.
암튼 매주 나오는 모양이니까 한번 가서 확인들 해 봐라.
내용은 꽤 재미있다.
유치해서 처음엔 소름이 쫙 끼치는데... 계속 듣다보면...
야, 정말 세상에는 미친 사람들 정말 많구나...
내가 멀쩡한 것만도 어쩌면 축복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작은 행복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어.
암튼 그 아저씨 한명이 방송했고...
그리고 이외에는 없었다.
취~ 추산 1명.
경찰 추산... 한...
근데 너무 눈에 보여서 이런건 뭐라고 못 할걸, 경찰도.
어찌되었건 달랑 1명인데 뭐.
몰라, 그 판넬 배치하고 할 때 몇명이서 같이 나왔을테니까...
근데 그 사람들도 없더라고.
그 시각에 촛불쪽은... 머 연단 만들고 분주했다.
집회는 6시 5분부터 시작해서.... 7시 15분에 끝났다.
야, 이 기회를 빌어서 내 하나는 사과해야겠다.
글로는...
그거 뭐 특별히 고생하는건 없지 않냐?
취미 삼아서, 그냥 설렁설렁 집회 가봐라...
그랬는데... 고생스럽더라.
일단 취~같은 경우엔 춥더라.
그리고 오래 서있었더니... 진짜 다리 아프대.
집회를 좀 행복하게... 럭셔리하게 하려면 다음의 물품이 필요할 듯 하다.
1. 겨울 등반용 등산복. 장갑까지 필수.
2. 깔판 내지는 낚시용 의자.
3. 필요없는 것... 썬글라스, 썬 크림, 물티슈 기타... ㅡㅡ;;;;
나름 입는다고 입고 갔는데...
아니, 버스에선 더웠다니까.
그런데도... 그 집회장소에서는 춥더라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었다.
원래 품고갔던 대의는 온데간데 없고... 니미~ 언제 끝나나... 그러고 있었지 머.
취~는 원래 추위에 좀 약해. (뭐 글타고 더위에 강한 것도 아니고.)
내가 세어보니까 한 500명 온 것 같더라.
그 중 300명 정도는 진짜 촛불들고 푯말 들고 정식으로 앉아있었고...
한 200명은... 취~맹끄로 그 언저리에서... 서성댔다.
촛불도... 손 시러워서 안 들고... (난 장갑, 내복 하나도 안 하고 갔었다.)
푯말은 그냥 입으로 물고 있었지 머.
취~는 그 꼴로 달달~ 떨고 있는데 한 커플이 참 부럽더라.
남자도 참... 반듯하게 생겼고 여자도... 참하게 생겨서리...
둘이 앉아서 촛불 들고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하던데...
보기 좋더라고.
또 애들... 야튼 애들이 쌩쌩해.
별로 뭐 힘들어 하는 기색도 없이 그럭하고 있던데...
암튼 취~는 푯말 입에 물고... (푯말은 암튼 남들에게 보여져야 하는거쟈나?)
다소 좀 모양 빠지게 있었다. (추워봐. 스타일이고 나발이고 없어...)
그런데 어떤 이쁜 여자가...
아니, 정말 이쁘더라.
그 여자가 톡톡톡톡 오더니... "저기요..." 이러는거야.
일단 입에 물고 있던 푯말부터 손에 바꿔 들고... "아, 예..."
그러면서 속으론 생각했지.
이놈의 인기는 참 어딜 가나...
암튼 여자는 베짱, 남자는 수절 정절이랬다.
꼬임에 넘어가선 안 돼...
알고보니... 고발뉴스 리포터더라.
리포터 : 이번이 몇번째 참가신가요?
처음인데요.
리포터 : 아니, 어떻게 이 추운 날씨에 이렇게 나오시게 된건지.
아... 이번에 요 가까운 곳으로 이사왔거덩요....
리포터 :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북한처럼 나라가 되는건 싫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 나라를 북한처럼 만들려고 해요.
저나 여기 사람들은 이것에 반대해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보고 종북이라고 하니 가소로운거지요.
리포터 : 이번에 천주교 시국선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옛날 궁예가 관심법이니 뭐니 해서 독재할 때도
어떤 고승이 <넌 거짓미륵이다>하며 죽어갔어요.
드라마에 나왔쟎습니까?
뭐 그 비슷한 것이라 생각해요.
리포터 : 특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특검이란 수사 대상이 최권력층이라 수사에 공정을 기할 수 없을 때 하는 것입니다.
지금 채동욱 총장를 쳐내는 등, 그렇게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므로
특검을 발동할 시기라 생각합니다.
수사 중인 사안은 특검이 안 된다고 하는데
실은 노통 측근 비리때 노통은 수사에 외압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불구
한나라당이 특검을 관철시킨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새누리당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포터 : 감사합니다. 근데... 다음에는 좀 따뜻하게 입고 오세효....
아... 예.... 제가 이번에 처음이라... 콜록콜록....
그거 하고 나니까 몸에 열이 나면서... 갑자기 호랑이 기운이 돋대.
앞에서 자유발언까지 하고 싶어졌다.
그래, 내가 자신있는건 주둥이질 뿐이고...
이 기회에 앞에서 자유발언 하면서
기본소득 네트워크 일을 한다고 해버리자.
내가 말만 잘 하면 이 사람들
한꺼번에 베이직 인컴에 대해 호의적이 되지 않을까?
딱 그 생각이 나는거야.
그래서 자유발언 신청하러 맨 앞으로 갔다.
근데 어떤 여자분이 진짜 통쾌하게 이야기 하는거야.
민주당 까고 안철수도 까고...
막.... 아니, 신부님들도 목숨걸고 퇴진하라 그러는데
정치인이란 것들이 왜 이런 기회에도 그런 말도 못 하냐고...
아~ 진짜 속 시원하대.
그 집회 나와서 처음으로 박수치고 큰소리도 냈다....
그리고 그 여자분 사진도 찍어왔어.
자그마니 그런데... 완전히 뭐 활화산이더만.
더더욱더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여자분이 사람들 너무 뜨겁게 휘몰아놔서...
난 반대로 차분하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그랬었지.
근데... 다음이 마지막 사람이래...
니미, 꼭 이래...
담엔... 아예 미리 말할 것도 준비하고 해서...
내가 첫타자로 씨빨... 해 치워버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취~님의 살인이빨을 보여주겠쓰...
7시 15분쯤에 끝났는데...
진행자가 그러더만...
그래도 오늘은 날이 풀려서 다행이죠?
제길~ 날 풀렸다는 날 오돌돌 떤 나는 뭐냐?
아무튼... 여태까지 저 집회를 유지한 사람들,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겠더라.
그래, 그냥...
박근혜가 부정선거 한게 틀림없는데...
암튼 그것도 목숨 걸고 한거야. 그치?
그래서 대통령까지 되었다.
내가 미국 대통령이라면... 전화 한통으로도 박근혜 물먹일 수 있겠는데...
아니, 김정은만 되도... 물먹일 수 있지.
뭐 방북했을 때 대화록 까면 박근혜는 조때는 거지.
명분도 있거덩. "니들도 깠지 않냐, 우리 최고 존엄의 대화록. 응?"
근데 암튼... 지금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박근혜 물 먹일려면... 자그만한 생채기라도 낼려면...
난 할 수 없이 고생해야 돼.
그리고... 500명 모인거 가지고는... 뭐 어떻게 눈에 보이는 뭘 할 순 없다.
나는 입장이 분명히 박근혜 퇴진이지만...
그리고 사회 전체의 의사도 박근혜의 퇴진을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암튼 사회전체의 의사를 내가 입증할 수 없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내 입장이라도 충실히 표현하는거야.
표현하지 않으면 내 의사를 알 수가 없쟈나?
집회 한번 갔다고 뭐 달라지는 건 없어.
그냥 나는 내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그 장소에 있었을 뿐이다.
내가 그 장소에 있는 것이 곧 내 의사 표현.
촛불 집회는 그런 의미로 봐야 돼.
어태까지 참... 이런 표현을 유지해 주신 분들께... 수고했다는 말 전하고 싶고.
앞으론 취~도 계속 동참한다.
4년 내내 이거 할 각오하고 있어. 4년 내내.
취~는 싸움꾼.
그리고 싸움할 때는 항상 나의 수고로움, 나의 피해도 각오해야 되는거야.
수고로움을 무릅쓰지 않고, 피를 보지 않고 어찌 적을 격파하겠느냐?
더구나 상대가 나보다 쎈데 그걸 어찌 각오하지 않을 수 있냐?
취~는 싸움꾼.
그런거는 기본적으로 당연히 알고 있고... 각오도 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의미는 그거야, 그냥.
음...
워 주 런먼.
주 야오 천 쓰으~ 천... 뿌더뿌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