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무심한 인간이라... 기념일, 이런거 챙기고 하는거를 잘 못 한다.
어제가 스승의 날이대.
JTBC 뉴스 보고 알았다.
어제는 뉴스 보다가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렸는데...
스승의 날이라고 죽은 아이들의 부모들이
역시 세월호에서 숨진 선생님들 영정에 카네이션을 놓아 주더라고.
엄마아빠가 그때 아이 곁에 있어야 했는데 못 했습니다.
대신 그때 우리 아이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들의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눈물이 그냥 콱~!
나도 전에 선생짓 해봤거덩.
갈친다는 일이... 거 참, 요~상하대.
돈 받고 갈쳐주는건데... 그러니까 일인데...
다른 일과는 달리 가르치는 일은 사람을 뭐 좀 약간 이상하게 만들더만.
내가 뭐라고 말이다...
나 정말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내 말에 귀 쫑긋 세우고 들어주는 사람들... 받아 적고... 막...
그러니까 천하에 이 사람들보다 더 이쁜 사람들은 없을거다 생각되더라고.
사실 내가 새누리 지지인 아버지랑 이야기 안 한지가 한 20년 되었는데...
아버지도... 선생님.
사업하다 망하고 선생님 되셨는데...
몇 년 간 월급을 한번도 가져 오지 않으셨대.
외할아버지가 잘 사셨으니 그 돈으로 그냥 엄마가 버텼지만...
그래, 월급 어디다 쓰셨는데 물으니까 가난한 애들 등록금 대신 내주시는데 다 쓰셨대.
몇 십년이 지나서 그 제자들이 다 잘 되어서 아버지 초청해서 금송아지 선물 드리고...
그런 아버지의 모습만은 나도 존경하지.
뭐 엄마가 뒷받침 했으니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암튼 선생님이란 직업은 의사나 기자나 그런 직업처럼 직업 이상의 직업.
그걸 보면 전교조 활동도 너무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야.
내 제자... 애들 못 사는 까닭... 따지고 들면 결국 정치쪽에서 찾을 수밖에 없거덩.
선생님이란 그런 직업.
세월호에서 돌아가신 선생님들... 그 선생님들이라고...
그럭했다간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셨겠나?
근데 너무 이쁜 제자들이라...
자신보고 선생님선생님 그러면서 따라주던 애들이라...
그 순간엔 자기 목숨도 돌보지 못 했던 것 같다.
특히...
아니, 보통 이런 참변이 나면 그 와중에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있는 법인데...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가장 날 감동시킨 분은
나중에 목숨을 끊은 교감 선생님이거덩.
그 선생님은 특별히 목숨을 끊고 할 정도의 책임도 아니거덩, 실은.
더구나 급한 상황도 아니고 이미 구조되어서 평온히 생각할 수 있을 때
그 양심을 못 이겨서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독하디 독한 용기를 보여주셨으니...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떡할까 생각해 보았는데
뭐 나도 애들을 구하긴 구했을거야.
취~가 이래뵈도 완전히 나몰라라 하는 놈은 못 되거덩.
물론 구하다가도 어느 시간이 되면 나부터 탈출 할 것도... 같애.
근데 또 어떻게 달리 생각하면
워낙 급하니까... 뭐 정신없을 때니까...
내 죽을 수도 있다는거 모르고 마구 애들 구조하다 같이 남을 것도 같다.
내가 뭐 하나에 꽂히면 이판사판 천지분간을 못 하는 놈이기도 하거덩.
혼자 탈출할지, 애들 곁을 지키다 죽을지...
그건 뭐 지금으로선 뭐라 자신 못 하겠고 그냥 반반? 암튼.
그러나 일단 살아나왔다고 가정했을 때
뒤늦게 굳이 내 목숨 스스로 끊을 것 같진 않아.
근데 이 선생님은 기어코 하셨거덩.
취~는 취~가 못 하는 거 하는 사람, 무조건 존경.
더구나 유서중 한 문장...
그... 녀석들이랑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이번 참사중 수도 없이 많은 말과 글이 쏟아져 나왔지만
오직 하나의 아름다웠던 말이었고 글이었던 것 같다.
음...
책임?
뭐 책임감 때문이라 할 수... 물론 있겠다.
그러나 난 원래 책임 질 일을 대단히 싫어하는데다 딱딱한 것도 싫어하고...
(책.임. 웬지 어감이 딱딱하쟈나?)
그래서인지 책임감 보다는 그냥 애들 보고 싶어서 좇아가신 것 같애.
선생이라고 모든 애들을 다 챙길 수는 없지만
가장 힘들어 하는 애들 만큼은 어떻게든 챙겨주고 싶어서 그럭하신 것 같다.
책임감에서가 아니라... 사랑.
그러니까 사랑...
강민규 교감 선생님.
어제가 스승의 날.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