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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산양식의 시대로부터 소비양식의 시대로
글쓴이 retelf 등록일 14-03-22 05:23
이미 이 세상이 천국에 다다라 있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은 실은 오래되었다. 생산력은 충분히 발전했으며 공장에서 찍어내기만 하면 전인류가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음을 이미 1917년 혁명 때 인식하고 있었다. 사회주의가 실패한 것은 사회주의 그 자체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발전 때문이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으로 모든 경제문제는 끝난다. 더 이상은 없다. 배고플 때 먹을 것이 있고 졸릴 때 잘 수 있으면 그것으로 천국이다. 지금의 인류에게는 아직 익숙지 않은 삶의 방식이지만 미래의 인류는 그렇게 살아가게 된다. 경제의 목적은 보다 많은 재화가 아닌 보다 많은 자유시간을 인류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음식의 목적은 살이 찌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기 위한 것과 같다. 먹는 것으로 건강 이상의 자유나 사랑, 창조나 예술을 할 수는 없다.
 
경제의 목적은 안정된 의식주를 공급해 주는 이상은 없다. 돈을 벌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밥과 김치 이상 맛있는 음식은 없다. 가장 맛있는 음료는 목마를 때 마시는 물이다. 사치는 한때 뿐이다. 그래서 빌 게이츠나 워렌버핏 같은 사람들은 돈을 내다 버린다. 기부는 핑계나 포장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 본질은 그냥 버리는 것이다.
 
사업에 있어서 돈을 버는 다이나믹한 과정이 재미있는 것이지 벌고 난 다음은 따분하다. 도대체 돈이 제 값어치를 못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의 설레임이 곧 사업이다. 사업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나머지는 모두가 고통이다. 망해도 고생이고 성공해도 실망이다. 설레임으로부터 시작해서 허망함으로 끝나는 것이 사업이다. 그 설레임에 속아서 모든 사업가들이 사업을 개시한다. 공교롭게도 그것이 자본주의의 원동력이 되고 있기는 하다.
 
사업을 제대로 한번 성공해 본 사람은 그것으로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모든 단맛 쓴맛은 다 보게 된다. 아무리 거부라 하더라도 어느 일정 선을 넘어서면 다 똑같다. 단 하루라도 그런 삶을 살아 본 사람이라면 이제 이 세상을 내려다 볼 줄 알게 된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인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업에 성공해 본 적이 없는 사람, 한번도 큰 돈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성공 이후의 황홀한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굳이 냉장고가 없더라도 자유와 사랑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하등의 지장이 없다. 1917년 혁명은 적어도 그 자체로서는 완전한 성공이었다. 문제는 서방세계에서 발명된 냉장고였다. 마치 사업에 한번도 성공을 못해본 사람처럼 동구 공산권 사람들은 냉장고의 시원한 얼음물을 먹어보고 싶어했다. 냉장고가 없는 사회주의보다는 그것이 있는 자본주의가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냉장고의 찬물을 많이 마시다가 배탈이 난 자본주의 사람들은 다시 상온의 물을 마신다. 자본주의의 모든 사치는 한 때 뿐이며 그 사치심은 지난 수만년간 인류가 시달려 온 빈곤의 반작용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부자일 수록 과식을 하지 않고 거부일수록 돈을 갖다 버린다. 30만원의 기본소득만으로도 - 적어도 필자의 경우에는 - 완전한 자유의 삶이 가능하다. 물론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이 갑자기 그런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다. 사업에 한번도 성공해 보지 못한 사람들, 벌써 세 번 사업실패를 하고 마지막 시도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성공의 꿀맛을 포기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학교에서 맨날 꼴찌만 하고 대학도 제대로 못 나온 부모에게 당신 자식 사교육 시키지 말고 대학 안보내도 된다고 설득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성공과 출세에 대한 동경심을 포기하도록 할 수는 없다. 과거 사회주의 진영 사람들이 스스로를 붕괴시킨 것 역시 바로 그 자본주의적 삶에 대한 동경심이었다. 부질없는 동경심이 그 자체로서는 아무 문제가 없던 사회주의를 붕괴시켰던 것이다.
 
목적지에 다다랐음에도 관성의 법칙에 의하여 골인 지점을 지나쳐버린 것이 지금의 인류의 상황이다. 어차피 관성을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아무리 불량식품이라고 말려도 생떼를 쓰며 사달라고 하는 자식에게 아이스케키를 사 줄 수 밖에 없는 것처럼, 원하는 만큼, 배가 불러 터지도록 먹여 보는 것도 괜챦은 방법이다. 고된 하루가 끝난 후의 소주 한잔처럼 말이다. 이 역시 가능하다. 즉 월 3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의 지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산시장으로의 소득(화폐)의 유출 통제를 전제로 한 경제정책 드라이빙을 통하여 월 100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 지급 역시 가능한 것이다. 토대를 받치고 있는 기본적인 생산력이 이미 충분한 상태이므로 그것으로 그냥 밥을 지어 먹던 아니면 고급 술을 담가 먹던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
 
토대의 생산력과 생산관계는 이미 1917년에 기본소득 30만원 선에 충분히 도달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월 1000만원의 기본소득을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생산관계가 아니라 소비관계이다. 지난 수만년간의 인류의 경제사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역사였다. 그 동안은 생산물의 절대적인 부족 속에서 소비관계로 인한 문제는 발생할 수가 없었으며 발생하더라도 일시적, 국지적일 뿐이었다. 그것이 고전파 경제학의 기본 사상을 이루고 있는 세이의 법칙이다.
 
산업혁명 이후 생산관계와 소비관계의 관계 역전이 일어났다. 이제 세이의 법칙이 아니라 마르크스의 법칙 그리고 케인즈의 법칙이 적용되게 되었다. 지금 인류 경제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역전된 상황에서의 적절한 소비관계를 이룩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생산관계는 수만년 동안 극히 세련되게 구축이 되어 있는 반면 소비관계가 형성될 수 있던 시간은 고작해야 지난 300년간 뿐이었다.
 
그 소비관계, 소비양식 중 가장 초보적인 형태가 바로 기본소득이다. 단순 무식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인류 최초의 소비관계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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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산책 14-03-22 20:44
 
전ㅌretelf 님 팬입니다 할렐루야~~~~
달팽이산책 14-03-22 20:46
 
늘 좋은 이야기, 뜨끔한 칼침 ... 오르가즘입니다. 좋은 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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