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옛날 애인 이야기를 주절거리는 남자들이 있다.
가끔 있어...
지금 애인이랑 헤어지려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물론 싸우려는 의도는 더더욱 아니고...
근데 왜 그럴까?
남자들이 바보라는게...
남자들이 그렇게 말할 때는 즉, 이런 의미 인거야.
"난 이렇게 많은 여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잘난 사람이야.
그런 내가 너를 딱 찍어서 선택했으니 넌 얼마나 대단한 여자인거냐?
암튼 그러니까 넌 어디 도망갈 생각말고... 나만 사랑해죠..."
방점이 <나만 사랑해죠...>야.
자기 친구들한테 <이런 저런 많은 여자를 사귀어 봤다> 자랑하던 그 심리 그대로
자기 여자한테도 과시하는 것.
근데 정작 자기는 애인으로부터 <다른 남자 사귀어 봤다> 그러면... 기분이 확 상하거덩.
즉, 나의 입장을 남의 입장에게까지는 적용 못 시켜...
그래서 권위적인 것을 남성적임, 배려하고 하는 것을 여성적임으로 생각하나봐.
물론 이건 대개 그렇다는 것이고... 남자중에서도 여자보다 더 배려하는 사람, 물론 있지.
또 경우에 따라 남자가 여자보다 남 눈치 더 보는 것도 있고...
이건 보통 체면과 관계된 것.
또 남성 특유의 계급문화 때문에... 남자들이 완전 남에 대해서는 더 의식하거덩.
상대가 나보다 강할 수도 있다는 잠재적 두려움 때문에.
암튼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나의 경우를 남에게로, 혹은 남의 경우를 나에게로... 적용하는 것은...
남자가 여자보다 좀 약한 것 같애.
실은 좀이 아니라 많이 약하지.
머리 나쁘고 안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자체의 영향.
남자들은 좀 자기 고집 있어야 된다고들 하니까.
아무래도 자기 중심적 문화지.
수구꼴통이라는 것도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자기가 남을 다스리는 경우만 생각하지,
정작 자기가 남에게 다스림 받는 경우는 추호도 생각 못 하거덩.
"저 색끼들 다 모아서 삼청 교육대 보내야 한다..."
지껄일 때는...
자기한테 껄끄러운 애들 싸그리 모아다 보내는... 전두환 입장에서 생각하는거지,
자기가 그 보내지는 경우일 때는 추호도 생각 안 해야 할 수 있는 말 아니겐냐?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머리가 나쁜게 아니라... 문화가 그런데서 큰거야.
어릴 때 아버지한테 맞고 컸다든지...
친구애들한테 왕따 당하며 컸다든지...
그러니까 지배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싶은거야.
너무 눌려 살아서.
머 그런거 아닌가 문득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