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 원 운동과 기본소득운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펼쳤던 권문석 님 얘기를 담은 칼럼이 <한겨레> 2015년 5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칼럼] 혜리, 소로스, 권문석
여기 세 사람이 있다. 혜리, 소로스, 권문석. 나이, 직업, 삶의 이력이 서로 많이 다르다. 그러나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다. 퍼즐을 맞춰보자.
# 혜리: 1994년생. 본명 이혜리. 걸그룹 걸스데이의 구성원이자 연기자. 엠비시의 <진짜 사나이>로 유명해졌다. 취업포털 알바몬의 광고모델로 나선 뒤 ‘맑스돌’ ‘노동돌’이라 불리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5580원, 이런 시급. 쬐끔 올랐어요, 쬐끔. 370원 올랐대. 이마저도 안 주면….” “알바를 무시하는 사장님께는 앞치마를 풀어 똘똘 뭉쳐서 힘껏 던지고 때려치세요. 새 알바 찾아. 시급도 잊지 말고 챙겨 나가세요.” 각 15초짜리 이 두 광고는 단숨에 광고 인기 순위 사이트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최저임금 인식 확산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며 고용노동부가 감사패를 줬다. 알바몬이 노동운동단체가 아니듯 혜리도 노동운동가가 아니다. 알바몬은 경쟁사보다 낮은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 했고, 혜리는 계약에 따라 모델을 했을 뿐이다. 그래도 요즘 청소년은 ‘전태일의 근로기준법’은 몰라도 ‘혜리의 최저시급 5580원’은 안다. 500만 알바노동자의 존재,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이가 전체 노동자의 12.1%(227만명)인 현실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권문석: 1978년생. 알바연대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2013년 6월2일 새벽 심장이 멈췄다. ‘기본소득 도입,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을 외친 열혈 운동가이자 알바노동자의 영원한 벗. 2013년 1월2일 그가 정성스레 준비한 알바연대 창립 기자회견에 기자는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알바노조(옛 알바연대)의 존재를 모르는 젊은 기자는 거의 없다. 너무 일찍 밤하늘의 별이 된 그는, 민주노총이 내년치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자고 공식 요구하고 ‘혜리의 최저시급 5580원’이 유행어가 된 현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__ 칼럼 중에서
전문은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89548.html 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