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연아를 알게 된 건...
저기... 한겨레 필벗 오프 처음으로 할 때.
술 먹느라 정신없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다 TV에 집중하는거야...
'먼데요?' 물으니까 김연아라는거야.
우리나라 앤데 피겨 세계 1위래... 넌 김연아도 모르녜...
힐끗 보니까 암튼 외국 애들...만큼 하더라....
그때만 해도 내 머리로는 한국 선수가
외국의 카트리나 비트라든지 미셀 콴... 이런 애들처럼 스케이트 탄다는건
꿈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일.
난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열광하니까... 좀 뻘쭘한게... 그냥 그러고 말았지 머.
그리고 한참 있다가... 또 김연아 김연아 난리할 때... 뉴스에서 우연히 봤다.
그땐 김연아가 피겨계를 제패했을 때.
덕택에 아사다 마오도 덩달아서 알게 되었지.
동생이랑 있었는데...
"김연아가 생각만큼은 안 이쁘다. 아사다 마오가 더 이쁜데..."
"오빠는 귀엽싸리 한 거 좋아해서 그렇지.
아사다 마오가 귀엽긴 한데... 근데 김연아는 우아하니 귀태 나쟈나?
게임이 되나?"
머... 또 그렇게 보니까... 아닌게 아니라 무슨 여왕의 위엄같은게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대.
그리고...
김연아 연기만 봐서는 잘 모르겠더니만...
다른 선수들 연기 보고 김연아 연기 보니까...
머... 차이가 완연하더라.
다른 애들은 두바퀴 돌 실력으로 세바퀴 억지로 도는 듯... 위태위태...
근데 김연아는 네바퀴도 돌 만한 실력으로 세바퀴 도는 것 같대.
풍부하면서 부드럽고 여유가 그냥...
암튼 난 김연아 경기 하는거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냥 뭐 뉴스나 아니면 나중에 동영상 이런걸로나 봤었다.
오늘...
그냥 웬지 기분도 안 좋고.
아무 생각 없이 TV 틀었는데 또 마침 피겨 하대.
문득 김연아 경기를 볼 생각이 났다.
근데 오늘이 또 마지막 경기라고 하대.
이미 벌써 은퇴 했는데 뭐 후배들 챙기고. 뭐 또 이런 저런 이유로... 출전했다고 하대.
왜 나는 뭘 봤다 하면 꼭 그날이 마지막이고 그러냐?
모래시계도 내내 안 보다가 딱 한번 딱 본게... 그날이 마지막 회.
선덕여왕도 내내 안 보다가 우연히 본게... 미실이 죽는 날.
그 다음 본게 또 마지막 회.
야튼 희안해, 희안해...
그랬는데... 은메달.
뭐 피겨 점수를 어떻게 매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기 끝나고 아나운서나 해설자가 말하는 태도로 봐서는... 금메달을 확신하는 듯 했고...
내가 내 눈으로 본 것도... 뭐 누구보다 잘 했고...
한데...
씨발~ 은메달.
속에서 천불 나대, 갑자기.
스케이트화 신고 탁탁탁탁 달려가서 심판놈들한테 이단옆차기를 한방 날리고 싶더라...
이 꼭두새벽부터 사람 열 오르게시리...
씨발 놈들이 아주 그냥...
아........ 썅...
아........ 씨발...
박근혜의 부정선거로...
처음부터 한쪽으로 삐딱~하니 기울러져 있는 경기장에서의 울분, 이런거...
나 좀 단련된줄 알았더니만...
이건 단련해서 더 잘 참을 수 있고... 이런 문제가 아닌가봐.
흠.......
'김연아가 전에 한번 은퇴할 때 얼음판 보기도 싫다고 하더니만...
혹시 그런 마음이 심판들에게 전달되어져서 그런 것인가?'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씨발~ 지깟 심판 놈들이 무슨 관심법 하는 것도 아닐테고.
아... 짜증나.
내가 이래서 담배를 못 끊는다니까.
끊어야겠다 굳게 결심을 해도 꼭 한번씩 이래 속을 홀라당 뒤집어놓으니, 아... 씨발...
가만 있어봐봐....
야, 박근혜!
너도 반칙으로 대통령 자리 있는거 아니냐?
야! 어거지로 그렇게 앉아있으니 좋으니?
대통령 짓, 그렇게 할 만 하디?
뭐라고 말 좀 해 봐.
썅년아, 니 년 땜에 부정이 탔는지 도무지 되는 일이 없쟈나, 되는 일이!!!
허긴...
독립군 후손들은 다 빌어먹고, 친일 후손들은 다 떵떵거리고 산다니
우리 호국의 영령들, 제삿밥인들 제대로 드셨으랴?
호국이고 나발이고 밥을 못 드셨으니
잘 쳐 먹은 친일 잡귀들한테도 뭐... 밀릴 수 있겠지...
말 나온 김에...
돈도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까이나꺼, 톡톡 털어가지고 대규모 굿판이나 화끈하게 한판 벌이고 치워?
호국 영령 응원 회식 및 친일 잡귀 퇴치 굿판. 씨발...
하 열 받으니 별의 별 놈의 생각이 다 나네...
쩝.... 낵아...
안 하던 짓거리 하면 꼭 이래... TV 괜히 봐가지고.
잘했다, 김연아.
최고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