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님의 생각처럼 불로소득을 기본소득 재원조달의 대상, 즉 담세자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빌게이츠는 그 즉시 불로소득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평생 불명예의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달라서 돈 많은 놈들은 대부분이 불로소득해서 재산을 모은 놈들이라고 주장한다면 미국과 한국의 기본소득 담세의 기준은 다르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경우 미국의 기본소득 담세기준은 무엇인가?
불로소득이 기본소득의 재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즉흥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 가장 밝히기 힘든 것 중 하나가 그 사람이 가진 돈이 정당하게 번 것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는 일이다. 만약 불로소득을 기본소득 재원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모든 현직 공무원이 불로소득 여하를 판정하는데 매달려도 일손이 모자라게 될 것이다.
<강남훈, 곽노완, 이수봉의 안>은 불로소득이 아니라 돈 많이 가진자를 기준으로 하여 기본소득의 담세자를 가려내고 있다. 나아가 그 중에서도 정말 돈이 많은 빌게이츠 같은 사람들의 돈을 뭉치로 뽑아내서 이를 길거리의 거지 뿐만이 아니라 교사 공무원들에게도 뿌려주자는 안이다.
필자는 거지에게 돈을 뿌리는 것은 찬성이다. 거지는 그 돈을 파뭍어두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 공무원에게 뿌리는 것은 반대이다. 그 돈은 거의 대부분이 땅밑으로 흘러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는 국가부채를 발행해서 그 돈을 다시 퍼올릴 수 밖에 없게 되고 끝내는 재정절벽에 부딪히게 된다.
최근 교사 공무원 그리고 은행직원들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착해졌다. 필자도 이제 나이 오십이 넘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의 그런 발전된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예전에 필자가 젊었을 시절에는 신경질과 불친절로 점철된 얼굴들이었다. 많이 좋아졌으며 따라서 필자는 교사나 공무원들이 많은 월급을 받는 것 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좀 더 주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줄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받는 월급 중 상당 부분을 끝도 한도 없이 땅속으로 파뭍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의 안정 근로자들이 저축의 마라푼타가 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발생한 국가부채가 500조 정도라고 하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이들 마라푼타들이 파뭍은 돈을 퍼올리기 위해 발행된 부채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기본소득 수혜를 주게 되면 그 액수만큼 경제학적 유출이 발생하게 되고 GDP는 그 유출액의 승수배만큼 감소하게 된다. 다만 거지들의 소비 증가액만큼 유입은 발생하지만 그 반면 부자들의 소비와 투자 감소액만큼의 유출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하여 필자의 추측으로는 <강남훈, 곽노완, 이수봉의 안>을 그대로 시행하는 경우 한국 경제는 성장이 아니라 퇴보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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