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제안문은 공지사항에 실려 있습니다.
기본소득공동행동(준)이 더욱 힘있게 출발할 수 있도록
공지사항을 방문하여 제안문에 댓글로 (이름, 소속과 함께) 지지와 동참의 뜻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본소득 공동행동을 위한 제안
이 시대는 위기의 시대입니다. 그것도 전면적 위기의 시대입니다. 신자유주의의 위기로 세계적인 규모의 장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지구생태계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삶의 자연적 기초가 위협받는 시대, 에너지 자원과 식량 자원이 고갈하고 기후 위기가 닥쳐오는 시대입니다. 민주주의는 도처에서 후퇴하고, 핵 없는 세상, 전쟁 없는 세상은 요원합니다. 경제위기와 생태적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와 전쟁 위기,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이 모든 위기를 해소할 지혜이며 힘입니다. 그러할 때 비로소 이 시대는 전환의 시대일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기본소득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개별적으로 자산이나 노동 여부에 대한 어떠한 심사도 없이 정기적으로 얻는 소득입니다. 기본소득은 시혜나 자선이 아닙니다. 기본소득은 권리이며 모든 사람을 존엄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소득에서 우리는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발견합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기본소득을 얻게 된다면 금융자본주의의 신용팽창으로 소비가 지탱되고 주기적으로 금융공황이 되풀이는 경제는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입니다. 기본소득을 도입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한다면 모두가 훨씬 적은 시간을 노동하면서도 원하는 사람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함께 사는 사회가 가능할 것입니다. 기본소득과 더불어 불안정-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가 해소될 것이며 사회구성원 모두를 포괄하는 연대적 경제가 등장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기본소득에서 지구생태계의 위기를 해소할 출발점을 발견합니다. 기본소득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지구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습니다. 기본소득은 지구생태계의 파괴를 통해 성장하는 경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협동에 근거하여 사람과 자연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경제로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물질적 생산을 중심으로 조직된 노동사회를 넘어서서 생태적 문화사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입니다. 또한 기본소득을 통해 민주주의의 높은 단계가 열릴 것입니다. 모두가 더 적게 일하면서도 충분한 소득을 얻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정치공동체에 참여할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얻게 될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19세기의 노예해방과 20세기의 보통선거권 도입에 버금가는 민주주의 발전사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전 지구적으로 기본소득이 도입된다면, 우리는 전쟁 없는 세상의 입구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시대의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열기도 넘치고 있습니다. 일찍이 2004년에 시민기본소득법을 통과시킨 브라질은 선별적인 현금 급여인 보우사 파밀리아로부터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미비아와 인도에서의 기본소득 실험은 기본소득이 빈곤을 탈피하고 일할 의욕을 높인다는 의미심장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최근에는 스위스에서 기본소득을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로 헌법에 명시하려는 헌법개정안이 국민발의의 요건을 충족하여 3~4년 안에는 국민투표에 붙여지게 됩니다. 독일, 핀란드,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기본소득에 대한 높은 수준의 지지도를 보여줍니다. 이는 기본소득이 먼 훗날 이루어질 유토피아가 아니라 이미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는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지난 5년간 한국에서도 기본소득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 생태사회를 위한 징검다리, 민주주의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꾸준히 소개되고 심도 깊게 논의되었습니다. 이제는 기본소득 도입에 동의하는 많은 이들의 힘을 모아 구체적인 대안을 더욱 가다듬고 확산함으로써 기본소득을 통한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나설 시점이 되었습니다.
이에 저희들은 오는 2월 23일 기본소득 공동행동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기본소득공동행동(준)’을 결성하려 합니다. ‘기본소득 공동행동(준)’은 기본소득 도입에 동의하는 여러 단체와 개인들의 의지를 결집하여 사회적 공론을 일으키고 확산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한국에서 기본소득 운동을 광범위한 대중이 참여하는 폭넓은 사회운동으로 세우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기본소득공동행동(준)’은 녹색 운동, 노동자운동, 시민사회운동, 반빈곤운동, 청년운동, 문화예술운동, 지역공동체운동, 협동조합운동 등과 폭 넓게 교류하고 연대하며,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기본소득공동행동(준)’은 2016년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의 세계대회를 서울에 유치함으로써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열의를 넓혀 나갈 것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열띤 토론의 장에서 한국 기본소득 운동이 거듭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녹색전환연구소 이사장)
홍세화(말과 활 발행인)
강남훈(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
금민(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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