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8-13 15:54
[언론기사및보도자료] [미디어 충청]고용 없는 성장시대, ‘일자리’ 아닌 ‘소득’ 나누어야
 글쓴이 :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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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cat|조회 62|추천 0|2009.10.02. 10:17http://cafe.daum.net/basicincome/4tDd/45 

고용 없는 성장시대, ‘일자리’ 아닌 ‘소득’ 나누어야

‘고용’문제로의 접근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2009-09-28 20시09분 김민호

1.
고용 없는 성장시대, 전국의 고용지원센터가 북새통을 이룬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부족하다. 운 좋게 일자리를 구해도 비정규직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국가는 발전해서 1996년 OECD에 가입했지만, OECD회원국 중 교통사고사망률·산업재해사망률에 이러 자살사망률까지 최고수준에 이르는 등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힘겨워 진다. 

2. 
노동계가 노동시간 단축투쟁을 벌이면서 말했던 일자리나누기를 이제는 부자정부와 사용자단체가 말한다. 부자정부와 사용자단체는 일자리나누기를 통해서 임금삭감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일자리나누기는 90:10의 사화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서민들의 삶을 더욱 고달프게 만들 것이다. 

3.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변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다.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해서 생긴 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일자리나누기 즉, 고용문제로 접근해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대통령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이 몇 백 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역대 정부마다 일자리 몇 백 만개를 만들었다며 국정홍보에 열을 올리는데도 늘 부족한 게 일자리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말이다. 

4.
고용은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서민들의 주머니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위주의 대기업 등 잘나가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기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가 저절로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이런 점에서 복지를 노동과 연계시키는 정부의 일하는 복지, 생산적 복지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 이는 특히 반드시 노동을 해야만 시장임금이든, 사회임금이든 지급하는 방식이라서, 건강한 국민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판에, 노동을 할 수 없거나 일자를 구할 수조차 없는 실직자,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노동취약계층에게는 다 굶어죽으라는 소리와도 같다. 

5.
그래서 오늘날 유럽과 남미 국가에서는 조건 없는 ‘기본소득(BASIC INCOME)’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일정한 액수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복지다.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며, 선별적이고 시혜적인 기존 복지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6.
기본소득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노동조건 향상과 노동자 권리 증진, 절대적 빈곤 철폐와 상대적 빈곤 해소, 내수 확대를 통한 일자리 증가, 성별 분업 감소와 성 평등 증진, 범죄율 감소, 청소년 인권 증진 등 돈으로 인한 구속으로부터 모든 이들을 자유롭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정치·경제·사회적 독립을 확보하고, 보편적 권리로서의 자유와 평등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되면서 ‘진보대안’으로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7. 
기본소득은 ‘소득나누기’를 통해서 지급한다. 많이 벌면 세금 많이 내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많이 가진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조세정의다. 그런데 한국은 이런 기본적인 조세정의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금융투기는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내몰았고, 부동산투기는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놨다. 그런데도 부자정부는 부자감세, 서민증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소득나누기는 부자증세와 투기 불로소득 중과세 등 조세정의를 바로잡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8.
한국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007년 12월 대선당시 사회당 금민 후보가 최초로 ‘국민기본소득제도’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점차 논의가 진행되면서 2009년 2월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을 위하여”라는 책자를 발간했으며, 이후 각종 심포지엄이나 언론을 통해서 기본소득이 알려지면서 얼마 전 “W”라는 방송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미비아의 기본소득(W에서는 ‘기초소득’이라고 해석해서 방영)이 방영되기도 하였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 ‘일자리’가 아니라 ‘소득’ 나누기에 대한 보다 폭넓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임
김민호 님은 노무법인참터 충청지사 노무사, 사회당 충남도당(준) 부설 노동자인권센터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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