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노동자, 기본소득 도입에 앞장서자!
최광은 / 사회당 대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입니다. 4월 20일은 1년 365일 중 단 하루 장애인이 대접받는 날이 아니라 1년 365일 장애인 차별이 없는 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는 날입니다.
우리는 매년 최옥란 열사를 기억하면서 4월 20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을 맞이합니다. 7년 전 3월 26일 그녀는 세상을 등졌습니다. 아니,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숨을 바쳐 이 참혹한 세상과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그녀는 빈민이었고, 중증장애인이었으며, 한 아이의 가장 소중한 엄마였습니다.
무엇이 그녀를 절망으로 내몰았을까요. 말만 번지르르하고 기초생활 보장과는 정말 거리가 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때문이었습니다. 쥐꼬리만큼의 지원금으로는 생활비는 물론 약값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노점이라도 해서 생활비를 벌충하자니 수급권 박탈이 걱정되었습니다.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지인들로부터 조금씩 돈을 모으니 수급권이 박탈되었습니다. 그녀에겐 도무지 출구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액수도 터무니없이 낮지만 까다로운 심사로 수급권마저 제한하는 현재의 사회보장제도가 왜 문제인지, 그리고 기본소득이 왜 필요한 것인지 우리에게 너무나도 절실한 깨달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5월 1일은 노동절입니다.
노동절의 유래가 된 19세기 말 미국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 쟁취 싸움은 처음에는 그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많은 나라에서 8시간 노동제를 도입했습니다. 물론 현실은 아직까지 많이 다릅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OECD 국가 중 가장 오래 일하는 반면,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를 외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자기 일자리 지키기에도 급급하고 주변을 살필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노동조합이 방패막이라도 되어야 하는데, 사실 그것조차 쉬운 일은 아닙니다. 노동자들 사이의 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점차 무색해지고 있는 이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연대하고, 실업자들과도 함께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은 정말 없는 것일까요.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라는 제안은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최소한 그 실마리는 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실업으로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애고, 모자란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더 벌려고 잔업에 목매는 사람도 없애고,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도 진짜 나누고, 늘어나는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한 일자리도 새로 만들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까지 늘릴 수 있는 바탕.
그것은 바로 기본소득입니다. 새로운 사회를 위한 가능성, 기본소득은 그 중심에 있습니다. |